블레이크 “볼트처럼 전설 되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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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28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2의 기록으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신화사=연합뉴스]

‘요한 블레이크(22)를 주목하라.’

 은퇴한 스프린터 모리스 그린(37·미국)의 예언이 적중했다. 그린은 지난 27일 남자 100m 결승을 전망하면서 블레이크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2001년 세계선수권 100m 우승자인 그린은 1999년 9초79의 기록으로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 NBC 해설위원으로 대구를 찾았다.

 그린은 “볼트가 지난해 허리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올 시즌 준비가 늦었다. 훈련량이 부족하다”며 “블레이크는 볼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일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블레이크는 자메이카 단거리 대표팀에서 가장 막내로 최근 기록이 상승세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 100m에서 3위를 차지했고 자메이카 주니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8월 기록한 9초89다. 올해 5월에는 9초80을 기록했지만 뒷바람이 초속 2.2m라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2009년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골든리그에서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에 이어 9초96으로 3위를 차지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때는 블레이크의 나이 19세 197일이었다. 10초 벽을 깬 가장 어린 스프린터 기록을 세웠다. 볼트의 훈련 파트너로 함께 레이스를 즐긴 탓에 여느 선수들과는 달리 볼트의 위압감에 압도되지 않는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나도 볼트처럼 전설이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구=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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