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쇼핑몰들 “등기분양 대신 임대분양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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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상가시장에 임대분양이 확산되고 있다. 요즘 나오는 대형쇼핑몰·근린상가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분양한다. 임대분양은 분양업체가 분양대금을 받고 소유권을 투자자에게 넘겨주는 등기분양과 달리 업체가 직접 상가를 관리하며 점포를 주택 전·월세처럼 임대료(보증금·월세)를 받고 일정 기간 빌려주는 것이다.

 오는 26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에서 문을 여는 대성디큐브시티와 연말 개점하는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롯데몰, 내년 2월께 완공되는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고고플레이스가 모든 점포를 임대분양한다. 단지 내 상가인 충북 청주시 지웰시티, 대구시 이시아폴리스 롯데몰 등도 최근 임대분양을 하고 있다.

그동안 분양업체들은 대개 임대분양보다 등기분양을 선호해 왔다. 임대분양은 자금을 회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임대기간 동안 적지 않은 유지·관리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대분양이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상가시장 침체로 상가를 구입할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서다. 고고플레이스 서정학 대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유명 임차인을 선별해 입점시킬 수 있고 업종을 다양화해 시행사가 직접 운영하므로 빨리 상권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등기분양에선 업종이 중복되거나 점포들이 특정 분야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등기분양된 대형 상가들이 상당수 공실로 허덕이는 것과 달리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서울 왕십리민자역사 비트플렉스 등 임대분양 상가들엔 이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상가114 장경철 이사는 “상가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까지는 당분간 임대분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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