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일본 총리, 옆집 아저씨 차림으로 휴일 서점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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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6일 도쿄의 야에스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간 나오토 총리. [지지통신 제공]

이달 말 퇴임을 앞둔 간 나오토(菅直人·65) 일본 총리가 모처럼 서점 나들이를 했다. 간 총리는 일본 추석(오봉·お盆) 기간이던 16일 반팔 남방과 면바지 차림으로 도쿄 도심의 야에스(八重洲)서점을 방문했다.

그가 서점 나들이에 나선 것은 올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총리관저 출입기자들에겐 “독서의 가을이 다가오니까”라고 말했지만 일 언론들은 “퇴임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3·11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후 민주당 내분과 정책 추진력 부족 등으로 리더십을 상실한 간 총리는 기자단의 질문을 종종 무시했었다.

그러나 퇴진을 언명한 지난 10일 이후엔 2차·3차 자리를 옮겨가며 술자리에 참석하거나 총리실 출입기자들의 질문에도 흔쾌히 응하는 등 한층 표정이 밝아졌다는 것이다. 퇴진 시기에 대해서도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에게 일임하고 있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또다시 ‘연명’ 어쩌구 하는 말이 나온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약 30분간 서점에서 책을 고른 간 총리는 NHK 해설위원 등이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을 지적한 『긴급해설!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와 방사선』과 전 후쿠시마현 사토 에이사쿠(佐藤<6804>佐久) 지사가 자신의 수뢰사건을 쓴 『지사말살- 조작된 후쿠시마현 오직사건』 등 5권을 구입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관련 책을 모아둔 코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도 골랐다.

 앞서 각료회의에서 ‘원자력안전청’(가칭) 설치의 기본방침을 결정한 15일 밤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는 “내가 한다고 한 일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 만큼 추진시켰다고 생각한다. 간 내각이 존속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력을 다해 책임을 지겠다”며 원자력안전청을 환경성 내에 설치하는 방안에 대한 정부·여당 내 반발을 일축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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