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외인들 국내파와 경쟁

중앙일보

입력

엄청난 파워에 눈이 번쩍 뜨이는 테크닉이었다. 새 천년 프로야구에 불어닥친 외국인타자들의 파워와 세기가 예상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비록 첫날이지만 5일 보여준 성적만 홈런 6개에 18타점. 그들의 기세는 올해 프로야구 판도를 온통 뒤흔들 기세다.

"수비는 그런대로지만 방망이가 불안하다" 며 꼬리를 내렸던 현대 김재박 감독의 용병평가는 '엄살' 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현대 내야진의 양쪽 코너로 등장한 1루수 에디 윌리엄스와 3루수 토머스 퀸란은 무려 5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마운드가 허약한 한화가 상대였고 때마침 초속 9m의 바람이 대전구장 외야쪽으로 불어댔다고는 하지만 둘이 때려낸 5개의 안타가 전부 홈런이었다는 것은 놀랄 만하다.

LG의 핫코너를 지키는 테이텀도 마찬가지다.

3타수3안타에 홈런 2개. "잔부상이 많아 어디에 쓸지 모르겠다" 고 혹평했던 이광은 감독의 입이 '쩍' 벌어졌다.

이들은 우즈(두산).로마이어(한화).스미스(삼성) 등 다른 외국인 홈런타자와 함께 이승엽(삼성)이 지키는 국내파와 홈런왕 경쟁을 벌일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고타율 보유자 백인천 전 삼성 감독이 "내 기록(0.412)을 깰 후보" 라고 극찬했던 프랑코(삼성)는 테크닉 면에서 국내파보다 한수 위임이 입증됐다.

프랑코는 타격의 기본인 선구안이 컴퓨터처럼 정확했고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상대투수를 공략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3타수3안타2타점. 1998년 외국인선수가 국내에 들어온 뒤 투수보다는 파워와 테크닉 등 '하드웨어' 가 확실한 타자들 위주로 정착이 진행됐고 연봉수준이 10만달러선에서 20만달러 가까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기량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아졌다.

올해는 16명 가운데 13명이 타자다.

해태는 기량이 뒤진 외국인선수 말레브.피어슨을 퇴출시키고 아르키메데스 포조(내야수)와 제이슨 바스(외야수)를 영입하기로 결정했고 3명까지 보유가 가능한 SK도 곧 새얼굴로 물갈이할 계획이다. 이들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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