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 사무실도 '남다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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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자유분망한 사고방식이 사무실 꾸미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재전빌딩에 소재한 인터넷카드서비스 전문업체인 레떼컴(www.lettee.com, 대표 김경익)의 사무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회사 로고가 마치 디자인 작품처럼 총 천연색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회의용 탁자에서부터 의자들에 이르기까지 신세대 취향에 맞는 컬러풀한 색상과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특히 지난 30일 재전빌딩 1층에 오픈한 고객센터는 벽과 바닥, 천장이 하얀색과 빨강, 파랑, 노랑색 등 형형색색이 어울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고객들을 위해 비치해놓은 20여개의 고객용 컴퓨터와 마우스, 키보드 등도 반투명의 세련된 제품들이다.

특히 고객용 컴퓨터 모니터는 빨간 유리 돔으로 감싸고 있어 밖에서 유리벽을 통해 보면 마치 미래 체험관을 꾸며놓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회사의 박영주대리는 "네티즌들의 시선을 끄는 아름다운 카드를 만들어 제공하는 업체인 만큼 카드는 물론 회사 모든 분야에 걸쳐 디자인에 세심한 신경을 쏟고있다"강조하고 "인근 주부들이 고객센터를 미용실로 착각하고 들어오는 해프닝도 있다"고 말했다.

임신 및 육아용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 `베베타운''(www.bebetown.com, 대표박신영)은 지난달 22일 강남 테헤란로에서 한블럭 떨어진 주택가의 한식집을 개조, 문을 열었다. 건평 1백20여평의 일반 가정용 주택을 개조해 꾸민 베베타운은 1층을 사무실로 쓰고 2층 거실을 회의실로 사용해 마치 가정적인 분위기속에서 회의를 진행한다.

남자직원 1명을 제외하고 사장을 포함해 10여명의 직원이 모두 여성인데다 고객층이 주로 주부들이어서 방 하나를 아예 육아방으로 꾸몄다. 어린이용 침대와 장난감을 비치해 주부사원은 물론 주부고객들과 함께온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놀 수 있도록 했다.

2층의 넓은 테라스는 종종 가든파티를 즐기는 데도 유용하고 지하실은 재고상품을 쌓아놓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별도의 관리비도 필요없고 넓은 마당은 주차장으로 쓸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나 방문객들에게도 주차비 부담을 덜어준다. 전세 1억5천만원짜리를 월세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박사장은 "대로변에서 불과 20여미터 떨어진 곳에 이처럼 안락한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은 대형 빌딩만 고집하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던 자유분방한 사고덕분"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www.ahnlab.com, 대표 안철수)도 독특한 병원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투명 유리로 처리한 칸막이와 각종 장식품들은 소독약품 냄새만 없을 뿐 치과병원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회사관계자는 "특별한 주문이 없었는데도 인테리어업자가 바이러스와 병원을 연상케 하는 개성있는 분위기로 꾸며놓았다"면서 "병원스런 사무실은 방문객들에게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라는 강력한 이미지에 갖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벤처인들의 자유분방한 사고는 기존 대기업들에서 볼수 없었던 독특한 벤처문화를 창출하고 있고 이는 개성있는 사무실 만들기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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