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유소 등… 사이버쇼핑 배달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쇼핑몰 업계의 배달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배달망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배달의 신속성과 편의성이 서비스 차별화의 최대 관건이 됨에 따라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등장한다.

현재 배달 네트워크 구축이 가시화한 곳은 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비디오대여점.PC방 등이다.

여기에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지하철역에서 찾아가도록 하는 '지하철 퀵서비스' 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배달망 활용이 본격화하면 고객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확인 후 결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배달받을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인터넷쇼핑 이용 고객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비디오 대여점을 배달망으로 엮는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인터넷유통은 지난달 가맹점 접수를 마감하고 실사에 들어갔다.

5월 중순까지 6천여 신청업소 중 5천곳을 선정해 전자화폐 결제단말기 등 관련기기 설치를 끝내고 6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 유진희 대표는 "주택가 곳곳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들은 고객의 주소.전화번호 관리가 잘 돼있기 때문에 어느 배달망보다 경쟁력이 있다" 며 "일반 택배회사의 절반 가격인 건당 2천5백~3천5백원에 물건을 배달하는 게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인터넷 쇼핑몰 '1020숍' 을 개설하는 노머니커뮤니케이션은 전국 PC방을 배달망으로 네트워크화하는 사업에 나섰다.

결제관련 시스템 개발작업을 끝내고 전국 6천여곳에 확보한 PC방 가맹점에 시스템을 깔아 이달 중순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PC방의 주고객인 10~20대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주로 취급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알짜마트닷컴과 손잡고 전국 슈퍼마켓을 배달망으로 이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이달에 4백곳을 가맹점으로 선정, 서비스에 들어간 후 연말까지 2천개로 늘릴 방침이다.

고객이 알짜마트에 주문한 물건을 집과 가까운 슈퍼마켓으로 배달하면 고객이 직접 확인하고 결제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이티웰' 과 제휴해 올 9월께 전국 1천개 점포를 배달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롯데 전자상거래업체 롯데닷컴은 편의점(세븐일레븐)과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을 배달망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이달 중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두 회사의 점포가 전국에 1천여곳이나 되는 만큼 배달망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는 편의점과 PC방을 배달망으로 활용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SK와 LG칼텍스정유는 전국 주유소망을 배달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는 3천7백곳, LG칼텍스정유는 2천7백50곳에 주유소가 있다.

LG정유 관계자는 "고객이 차를 갖고 물건을 찾으러 오기 편하고 집 가까이에 있는 주유소는 인지도가 높아 배달망으로 유리하다" 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웅희 박사는 "은행 등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진 곳은 모두 배달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며 "인터넷쇼핑이 활성화할수록 상품 특성에 맞는 다양한 배달망이 등장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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