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가장 많이 가진 중국에 왜 원조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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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들이 중국에 대한 미 정부의 개발 원조를 중단하라는 청원을 의회에 냈다. 민주당의 짐 웹(버지니아),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등 여야를 초월한 12명의 상원의원은 4일(현지시간) 해외원조 기금을 승인하는 상원 지출승인위원회에 대(對)중국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짐 웹 의원 등은 “3조 달러 이상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고,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원조가 없어도 충분한 재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내년 예산에서 티베트를 위한 원조 또는 중국 내 인권, 민주주의를 신장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곤 중국에 대한 모든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이 근거로 든 건 중국의 경제 성장이었다. 청원에서 이들은 중국이 1조20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이미 수백억 달러의 해외원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며 영국과 호주도 이미 대중국 원조 중단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 간사이기도 한 짐 웹 의원과 제임스 인호프 의원이 주도한 이 청원은 미국이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모면한 정부 부채 상한 증액안을 타결 지은 뒤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은 2001년 이후 2억7500만 달러 이상의 개발 원조를 중국에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청원에 대해 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는 성명을 내고 “중국에 대한 원조 프로그램은 법치와 인권, 전염병과 같은 영역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목표가 분명하고 계량적이며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대변한다”고 반박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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