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강소기업들 “부산은행 덕에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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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 금문산업㈜은 자동차 냉각장치에 바깥 공기를 넣어주는 통풍구인 ‘라디에이테 그릴’ 부품을 만드는 업체다. 1990년 직원 20명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이 분야 국내 1위다. 2008년 국제표준화 인증(ISO14668)과 GM의 품질 검증 시스템(CQI11)도 통과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자격을 갖춘 것이다. 하지만 2009년 GM 입찰에 참가를 못했다. 수주를 위해 120억원을 들여 새 생산 시설을 갖춰야 품질을 높이고 가격은 낮출 수 있었다.하지만 은행 대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시 성산동 삼미금속㈜은 버스나 트럭 등의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며 차 무게를 받치는 차축 부품을 생산한다. 이 분야 국내시장을 독점한뒤 세계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철강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에서 낮은 가격에 원자재인 철강을 대량 확보하지 못하면 가격 상승으로 영업 차질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열사인 삼호조선과 삼호해운 등이 조선 경기 불황으로 대외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은행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이처럼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두 기업은 26일 부산은행의 강소기업에 선정돼 금문산업은 60억원, 삼미금속 30억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김문식 금문산업 대표는 “중소기업들은 세계 시장 진출 의지가 있어도 은행들이 재무 재표 등 정량적인 잣대만 들이대고 기술력과 미래성장 가능성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제때 투자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부산은행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Small Giants 300’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부터 3년간 부산·울산·경남의 강소기업 300곳(연간 100곳)을 선발해 1조원을 투자한다.

 올 상반기 금문산업·삼미금속·상림정공㈜ 등 50개 업체를 선정, 30억∼60억원씩 1600억원을 지원했다. 강소기업에 선정되면 보통 10등급으로 나눠진 신용등급이 1~2등급씩 올라간다.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6등급 미만이면 대출이 불가능한데 등급 상승으로 대출 자격과 한도가 높아진다. 또 대출금리도 최대 2%까지 낮아진다. 수출알선과 경영진단도 도와준다.

 장영호 삼미금속 대표는 “강소기업에 선정되면 까다로운 대출 과정이 간소화된다. 기존 평가 자료가 있으니 추가 대출도 더 쉽다”고 말했다.

 혜택은 직원에게도 돌아간다. 해당업체에 5년 이상 일하고 있고 급여통장이 부산은행으로 돼 있으면 ‘골드고객’이 된다. 현금인출기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면제에 부산은행 직원 수준으로 신용대출도 가능하다. 매년 연말에 기업당 직원 자녀 2명 정도에게 50~100만원씩 학자금도 지원한다.

 정재영 부산은행 여신지원본부장은 “우수한 강소기업을 발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은행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협력의 모범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소기업 신청이나 자격문의는 부산은행 중소기업부(051-620-3753).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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