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가 주목한 새 한인 작가 새뮤얼 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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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판계의 주목을 받는 또 한 명의 한인 작가가 나왔다. 새뮤얼 박(35·사진) 박사다.

 그가 최근에 펴낸 첫 장편소설 『디스 번스 마이 하트』(This Burns My Heart : A Novel : Simon & Schuster)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7월의 우수 도서 목록 3위에 올랐다.

 전후 이데올로기와 경제 부흥의 혼란기에 빠진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뉴욕 타임스 등 매스컴으로부터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변하지 않는 인간 본연의 정서를 솔직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출판사 홍보의 일환으로 미 전역을 돌며 작가 사인회를 하고 있는 새뮤얼 박은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유서 깊은 대형 서점 ‘브로맨스’에서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갖고 코리안 아메리칸 저자로서의 철학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2일 LA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해 인터뷰를 한 그는 “LA에 올 때마다 공연히 기분이 상상 이상으로 좋아진다. 아마도 가족이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자아와 가족관계에 대한 성찰이 더욱 깊어졌다는 그는 “특별히 엄마와 딸과의 관계에 관심이 간다”고 했다. 이번 소설을 마치고 현재 집필작업 중인 소설도 성향이 완전히 다른 모녀 관계에 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설 속 주인공 수자의 스토리도 엄마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지요.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대부분 스토리는 상상으로 엮어졌지만 많은 부분이 제가 그동안 가족들과 나눴던 이야기, 친척들에게서 받은 영감 등이 모티브가 됐습니다.”

 1950~60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소설을 쓰기 위해 그는 당시 한국사회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옷을 입었으며, 택시는 있었는지 등을 알기 위해 많은 주변 인물을 인터뷰했다. 그는 “한국에 가본 지 거의 20년이 된다. 부모님들도 사시느라 바빠 고국 방문을 못했다”며 “무지 무지하게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를 무척이나 좋아해 웬만한 드라마는 다 본다는 그는 “솔직히 소설을 집필할 때 아이디어에 인용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아내의 유혹’ 같은 드라마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의 독특한 구조는 한국인이 아니라면 엮어낼 수 없지 않겠어요?”

 한국어가 담고 있는 매우 미묘한 뜻과 섬세한 의미에 깊이 주목한다는 그는 “코리안 아메리칸 작가로 유창하게 모국어를 구사하지 못 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태어나 14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새뮤얼 박은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남가주대학(USC)에서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모는 보다 나은 삶을 찾아 1970년대 브라질로 이민가 의류사업을 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는 새뮤얼 박은 컬럼비아 칼리지에서 영문학 조교로 일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LA중앙일보=유이나 기자
사진=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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