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 황두성 눈부신 투구

중앙일보

입력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다."

우완투수 황두성(23)이 새천년 해태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명중.고를 졸업한 황두성은 1995년 성균관대를 중퇴하고 96년 삼성에 연습생 포수로 입단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98년 장호연 코치의 도움으로 투수로 전향했다. 고교시절 가끔 투구판을 밟을 정도로 어깨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시 뜻을 펴보지 못한 채 임창용과의 1대3 트레이드에 묻혀 양준혁.곽채진과 함께 해태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의 야구인생은 다시 꼬였다. 99년 삼성과의 시범경기 때 타석에 들어선 삼성 김태균의 얼굴을 맞힐 정도로 컨트롤이 들쭉날쭉했다. 결국 지난해 4경기에 출장해 4실점을 기록한 게 기록의 전부였다.

이후 황은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달렸다. 그리고 지난 10일 현대와의 연습경기에서 8회말 등판, 5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해 김응룡 감독을 놀라게 했다.

지난 12, 13일 쌍방울과의 평가전에서는 4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맞아 삼진 8개를 뽑아냈으며, 15일 한화와의 시범경기 2차전에서는 7회 마운드에 올라 삼진 3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구속이 1백48㎞에 달했고 코너워크도 일품이었다.

해태는 신생팀 SK에 황을 뺏기지 않도록 보호선수 23명 명단에 황을 집어 넣었다.

김감독도 "현재 구위라면 선발투수도 가능하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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