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조각 한보주식, 연일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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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각계약 체결로 사실상 휴지조각에 불과한 한보철강공업㈜의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거래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14일 철강업계와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보철강 채권단이 미 네이버스 컨소시엄과 지난 7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6일부터 13일까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보철강 주가는 지난 2일 주당 3천100원에서 월요일인 6일 3천565원, 7일 4천95원, 8일 4천705원, 9일 5천410원, 10일 6천220원, 13일 7천150원으로 올랐다.

특히 한보철강 주식은 이 기간에 장을 열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거래물량도 하루 최고 4만9천여주에 달하고 있다.

미 네이버스 컨소시엄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자산인수 매각방식'은 채무를 제외한 자산만을 인수하는 것으로 인수후 청산절차를 밟는 한보철강공업㈜ 주주들에 대한 책임은 전혀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7일 본계약을 체결한 미 네이버스 컨소시엄측이 45일내에 신규법인을 설립하고 매각대금인 4억8천만달러를 지불하고 나면 청산절차가 끝나고 이 기업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고 밝혔다.

한보철강도 이런 사태를 우려해 지난 8일 "자산매각 방식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산매각 완료시 상장폐지 또는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해달라"는 내용을 공시했다.

한보철강 관계자는 "한보철강의 대주주들은 지난 97년 부도이후 회사 정리계획에 따라 보유주식이 소각된 상태로 현재 소액주주들만이 이를 보유하고 있다"며 "사실상 휴지조각인 한보철강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보유주식을 매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보철강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층은 회사가 자산 매각방식으로 정리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식 투자자나 이를 이용, 이들을 대상으로 단기차익을 노리는 기관투자가일 것"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무더기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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