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이슬람 충돌 … 뭄바이 ‘테러 도시’ 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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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도의 경제 중심지인 뭄바이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폭탄 테러로 핵무기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1명으로 늘어났다. 파키스탄의 무장단체가 2008년 11월 같은 뭄바이의 호텔·극장 등에서 벌인 동시다발 테러 이후 인도 내 최악의 테러사건이다. 3년 전 뭄바이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166명에 달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가 파키스탄 단체의 소행으로 판명될 경우 양국이 진행 중인 평화회담은 물론 남아시아의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4일 인도 내무부 성명을 인용해 “이번 테러로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141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연쇄 테러는 가장 혼잡한 시간인 오후 7시쯤 뭄바이 남부와 중부의 상업지구인 자베리 바자르 시장, 오페라 하우스, 다다르 구역 등에서 발생했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인도 정보 당국이 테러 수사를 크게 두 갈래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 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단체는 파키스탄에 거점을 둔 ‘라시카르 에 타이바(LeT)’와 인도의 토착 테러단체인 ‘인디언 무자히딘(IM)’이다.

 LeT는 2008년 뭄바이 테러에도 가담했다. 남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이슬람 테러조직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할 점거하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에 훈련캠프를 두고 있는 이 단체의 목표는 이슬람 국가 창설이다.

 IM은 2008년 인도에서 자생적으로 결성된 테러 집단이다. 2008년 50명이 숨진 인도 아흐메다바드 연쇄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인도 당국은 지난 2월 IM 조직원들 간의 통화에서 7월에 테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993년 이후 뭄바이에서 테러로 희생된 사람이 7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방송은 “전쟁터가 아닌 대도시에서 무자비한 테러가 끊이지 않는 것은 힌두교도와 무슬림의 갈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92년 극단주의 힌두교도들이 무슬림 사원을 파괴하는 등 종교 간 충돌로 인해 150여 명이 숨졌는데 이후 종교 갈등이 고착화돼 테러 공격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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