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상 첫 인터넷 투표

중앙일보

입력

선거 사상 첫 인터넷 투표가 성공리에 끝났다. 11일 실시된 미국 애리조나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3분의1 가량인 3만5천7백65명이 인터넷 투표에 참가, 성황을 이뤘지만 우려했던 해킹이나 시스템 장애로 인한 데이터 파괴 등의 불상사는 없었다.

이는 ''종이투표'' 를 제외한 인터넷 투표수 만으로도 1996년 예비선거의 투표수를 세배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투표소까지 찾아가 줄서서 기다리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안방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투표율이 수직 상승한 것이다.

애리조나 민주당측은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며 인터넷 투표의 성공을 자축했다.

이같은 결과는 낮은 투표율로 고민해온 미국 정당관계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애리조나 선거에 미국의 여러 주들이 참관인단을 보내 투표상황을 지켜봤다.

캘리포니아주는 올 가을 본선투표에서 부분적으로 사이버투표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도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의 부재자투표를 온라인으로 실시한다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멀지않은 장래에 전통적인 방식의 투표용지와 기표시설은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 것이란 성급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에선 "극빈층이나 히스패닉, 흑인층의 컴퓨터 보급률이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인터넷 투표는 동등하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해친다" 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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