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관계 파헤치기에 나설 전망이다. 국조 특위 관계자는 10일 “한나라당 특위 위원들이 지난주 회의를 열고 캄보디아 투자의 진실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이를 위해 특위 위원인 이종혁 의원이 조만간 캄보디아 실사를 다녀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은 2005년 8월부터 ‘캄코시티’사업에 3534억원을 투자하는 등 모두 4195억원을 캄보디아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불법대출해주는 형식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현재 모두 중단됐고, 투자금액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바로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부산저축은행이 투자금의 주요 경로였던 캄코뱅크라는 은행을 현지에 세운 2007년 8월이 당초 2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됐던 시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상회담의 대가로 투자금 상당부분이 캄보디아를 거쳐 북한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특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은 “장마 때문에 결국 2차 정상회담은 같은 해 10월 초로 연기됐는데, 그 직후인 11월에는 북한 고위 관계자가 캄보디아로 가 투자계약을 맺은 일도 있다”며 “이런 정황 증거들로 볼 때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위원들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런 주장에 대해 민주당 특위 관계자는 “시점이 엇비슷하다는 것만 가지고 공격해대는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