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찬호는 변신중

중앙일보

입력

`변해야 산다'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코리아특급' 박찬호는 지금 변신중이다. 정규시즌 개막을 불과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지금 그같은 시도는 커다란 모험이다.

하지만 ‘한시즌 20승’과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사냥에 나선 박에게 그같은 위험부담은 이미 각오하고 있던 바. 스스로가 탈피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허허실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마주치는 박의 눈빛은 양처럼 순하기만 하다. 무엇인가를 노리는 듯 눈에 잔뜩 힘을 준 예년과는 다르다.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게 스스로의 진단.

농담도 늘었고 많이 웃는다. 데이비 잔슨 감독은 한국기자들에게 "요즘 박찬호가 달라졌다"며 "편한 느낌을 주지 않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렇다고 승리에 대한 박의 집념이 달라진 것은 없다. 단지 내면적으로 더욱 옹골찬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연습량을 줄여라.

박은 팀에서 알아주는 연습벌레. 지난해까지 박의 자발적이고도 꾸준한 개인연습은 최고의 미덕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미 팀에서 그의 많은 연습량에 제동을 걸었고 박도 지시를 따르고 있다.

7일도 박은 간단한 러닝과 타격연습으로 훈련일정을 마쳤다. 당초 웨이트 트레이닝이 계획돼 있었으나 코칭스탭의 지시로 실시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에겐 박이 너무 많이 연습하지 못하도록 조절하는 것도 큰 일이 됐다.

◆투구모션을 줄여라

그동안 완벽하다는 평을 받았던 박의 투구모션이 올해는 많이 달라진다.

중심이동의 폭을 좁히고 팔의 스윙궤적도 크게 줄였다. 쓸데없는 체력소모를 막고 제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팀선배 오렐 하샤이저가 코치이자 조교 노릇을 하고 있다.

◆러버(투수판)를 폭넓게 활용하라.

지금까지 박찬호는 투수판의 오른쪽 끝을 밟고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과도하게 몸을 트는 습관이 생겼고 제구력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샌디 코우팩스는 6일 박찬호에게 투수판의 왼쪽을 밟고 던지라고 조언했다.

포수를 조금이나마 자신의 오른쪽으로 두게 되기 때문에 와인드업때나 공을 릴리즈 할때나 몸을 덜 회전시키며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게 코우팩스의 설명이다.

박도 그같은 동작으로 던져본후 고개를 끄덕였다.

<박찬호 시범경기 등판일정확정>

박찬호의 시범경기 등판일정이 확정됐다.

박찬호는 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허샤이저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다. 예상투구수는 50개며 상대 선발투수는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데이브 믈리키.

한편 박은 이날 경기이후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5일 간격으로 등판한다.

이에 따라 박은 ▲1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원정) ▲1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원정) ▲2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홈)에 나선다.

마지막 경기는 중간에 휴식일(27일)이 하루 끼어있어 유동적인데 개막전상대인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28일 원정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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