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콘티낭 곧 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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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국적 기업간 인수.합병(M&A) 등 이른바 '글로벌 빅딜' 이 잇따르면서 한국에 나와 있는 현지법인과 지사들도 손을 잡는 등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해외 본사끼리 합병한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와 콘티낭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 관계를 접고 '공동 보조' 를 맞추고 있다.

한국까르푸는 1996년에 들어와 14개의 매장을 확보하는 등 국내 2위의 할인점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비해 콘티낭은 프로모데스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처음 진출한 새내기 유통업체다. 까르푸와 콘티낭이 각각 부산에 지점을 내면서 같은 날 개점 행사를 가질 만큼 서로를 의식했다.

그런데 모기업끼리 합병을 발표하자 콘티낭이 지난 1월 서울 중계점의 경영을 까르푸에 위탁하는 등 본격적인 협력 관계로 돌아섰다. 두 회사의 한국 현지법인은 모기업의 통합지시가 내려오는 대로 각자 확보한 매장과 부지, 경영 노하우를 하나로 통합해 국내 1위의 할인점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임러 벤츠와 크라이슬러가 '다임러-크라이슬러' 로 통합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국내에선 현재 크라이슬러의 승용차와 지프차를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가 판매하고 있고, 벤츠 승용차는 기존 판매망인 한성자동차가 수입을 대행하고 있다.

본사는 통합됐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당분간 복수 판매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다임러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한성자동차는 오는 5월 서울 COEX에서 열리는 수입자동차쇼에 나란히 부스를 예약하고 부스 사이에 공동으로 카페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모기업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업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항공군수업체인 BAe시스템즈의 한국지사가 그 대표적인 사례. 지난해 11월 유럽 최대의 방산업체인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와 세계 5위의 군수업체인 마르코니 일렉트로닉 시스템스사가 합병함에 따라 두 회사의 국내법인도 BAe시스템즈로 통합했다.

이 회사의 한국지사는 이제 덩치 경쟁에서 꿀릴 게 없다고 보고, 국내 항공통합법인의 합작투자 경쟁에서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같은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노바티스 크롭프로텍션' 의 한국법인인 '노바티스 코리아' 도 스웨덴의 다국적 기업 '아스트라 제네카' 의 한국지사인 '한국제네카' 와 합병을 선언했다.
모기업의 통합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국내 농약시장 점유율 3위인 노바티스 코리아는 상반기까지 통합 작업을 마무리짓고 시장 1위 자리를 공략할 계획이다.

외국기업 홍보대행사인 KPR의 김학균 실장은 ' "해외 거대기업의 흡수합병은 계속 늘어날 것" 이라며' "모기업의 흡수합병으로 한국법인들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직원도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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