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본청약 7월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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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철기자] 위례신도시 1단계 아파트 본청약이 다음달로 연기됐다.

위례신도시 군부대 토지 보상가를 놓고 국방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큰 입장 차이를 보이며 합의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토해양부와 국방부 등은 오는 9일 차관회의를 열고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설 예정이어서 타협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당초 이달로 잡혀있던 위례신도시 1단계 본청약을 다음달로 미룬다고 6일 밝혔다.

위례신도시 본청약은 지난해 2월 사전예약때, 올해 6월에 하는 것으로 입주자 모집공고상에 명시됐었다. LH에 따르면 본청약 물량은 사전예약분(2350가구)을 뺀 잔여분(589가구)에서 부적격 당첨자분 등을 합한 1048가구(전용면적 85㎡ 이하)이다.

문제는 LH가 위례신도시내 국방부 소유 토지의 보상비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토부와 국방부는 2007년 국방부가 위례신도시내 땅을 넘겨주는 대신 LH가 이전할 대체시설을 기부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개발에 합의했다.

그러나 LH는 토지보상법에 따라 2008년 수용이 결정된 시점의 땅값을 보상가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국방부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현재 시가로 보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LH가 제시한 보상비는 4조원, 국방부 요구는 8조원으로 4조원 격차가 있다.

LH는 "토지보상을 하면서 개발에 따른 이익을 보상비에 포함시켜준 적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국방부는 "군 시설을 이전하면서 토지보상법으로 땅값을 산정한 전례가 없다"는 근거를 앞세운다.

군부대 토지보상가 협의 지연돼

위례신도시내에 국방부가 소유한 토지는 군행정학교, 군사학교, 체육부대, 남성대 골프장 등 495만㎡로 전체 부지(678만㎡)의 73%에 달한다.

양측은 이견 조율을 위해 지난 4월말과 지난달 31일 두차례에 걸쳐 국토부와 국방부 간부급이 모인 가운데 국무총리실 주재로 정책조정협의를 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보상가를 결정하지 못하면 토지 조성원가를 산정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없어 본청약이 불가능하다.

국방부와 국토부는 이에 따라 이달 9일 차관회의를 열어 4조원의 보상비 격차를 절반으로 줄이는 선에서 합의를 시도하며 가능한한 이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국유재산법을 따라야 한다는 국방부와 토지보상법을 따라야 한다는 LH의 의견이 모두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며 "서로 절반씩 양보하는 절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총리와 각 부처의 장관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와 LH는 차관회의에서 보상가를 합의해도 조성원가 산정, 분양가 심의위원회 등 사전 절차 문제로 7월은 돼야 모집공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LH는 조만간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분양일정 지연에 대한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와 국토부, LH 모두 이번 문제로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6월중 모든 문제를 풀고 7월에는 분양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청약이 늦어지더라도 공사는 예정대로 하고있어 입주계획 등 후속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LH의 보상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앞으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보상가가 오르면 토지 조성원가가 상승하고 이는 곧 분양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본청약 물량은 사전예약 당시 제시한 추정 분양가(3.3㎡당 1190만~1280만원)을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이 금액 이하로 공급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같은 신도시내에서 분양가 차이가 크게 벌어져선 안될 것"이라며 "보상가가 오르더라도 분양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본청약이 지연되면서 청약을 기다리던 사전예약자와 청약대기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청약대기자는 "6월말에 보금자리주택 강남 시범지구와 위례신도시 본청약이 이뤄지면 분양가 등을 비교해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위례가 늦어진다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라며 "빠른 시일내 합의를 이뤄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당초 7월에서 6월로 앞당기기로 했던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A1블록(809가구)의 본청약을 위례신도시 분양 시기에 맞춰 7월로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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