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홈페이지 해커 공격 확산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 홈페이지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이 28일 중앙정부는 물론 산하기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국가 공무원 채용과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인 인사원의 오사카 지원은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된 파일 대부분이 전날 밤 해커들에 의해 지워졌다고 밝혔다.

나가타 후미에 인사원 대변인은 "지난 밤 2시간 동안에 무려 1만여 건의 불법접속이 이뤄졌으며 3천 652개의 파일중 3천 500개가 삭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해커들이 ID 및 패스워드의 암호를 해독한 뒤 홈페이지 서버 컴퓨터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컴퓨터 보안 방화벽이 무너진 흔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또 사실상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홈페이지가 오후 12시 10분부터 7분동안 신원불명의 해커들로부터 1천 600차례나 공격당했다. 일본은행은 해커들이 홈페이지에 서버에 불법접속, 통계자료 등 홈페이지 내용을 변경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대장성도 홈페이지에서 ''불법접속 흔적''을 뒤늦게 발견했으나 사이트는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오전 정부 부처 홈페이지에 대한 일제 점검에서 농림수산성과, 문부성, 노동성, 방위청, 환경청 등의 홈페이지에서 해커들이 침입을 시도했던 흔적들이 발견됐으나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청 홈페이지에는 지난 26일 이후 지금까지 해커들이 600차례나 웹사이트 관리시스템에 침입하려 했으며 28일 오전중에만 6백여 개의 E-메일이 폭주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해커들의 공격으로 그동안 과학기술청과 총무청 통계국등의 홈페이지 화면이 엉뚱하게 바뀌었으며 인사원 오사카 지원 홈페이지는 여섯번째 피해를 본 경우다.

해커들의 집중 공격은 최근 오사카에서 개최된 난징대학살의 검증을 테마로 한 일본 우익단체의 집회와 관련된 일본의 역사인식을 강력히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일 양국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던져주고 있다.

총무청 통계국의 파괴된 홈페이지의 화면 내용은 "일본 정부의 악행에 강력히 항의한다" "중화민족 마음의 소리를 이 홈페이지를 빌려 전달한다"고 밝혔다.

수사에 나선 경시청 하이테크 범죄대책 센터는 해커들의 공격이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고 있어 동일범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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