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를 구한 박현준, 7승 꽂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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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에이스’란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LG 투수 박현준이 19일 KIA와의 광주 경기에서 시즌 7승째를 따내며 팀의 연패를 끊었다. 박현준이 5회 말 2사 1, 2루 위기에서 이범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장원준

‘만일 올 시즌 박현준이 없었다면’. 프로야구 LG 팬들에게는 상상도 하기 싫은 가정이다.

 LG 투수 박현준(25)이 또 해냈다. 벌써 시즌 7승(1패)째로 다승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는 이날 5승째를 따낸 롯데 장원준이다.

 박현준은 1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8피안타·2실점으로 팀의 10-2 대승을 이끌었다. 105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 3개를 내주고 삼진 3개를 잡아냈다. 경기 중반 팀이 7점 차로 크게 앞서나가자 6회 2사 후 마운드를 이상열에게 넘겼다.

 이날 박현준의 승리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KIA와의 주중 원정 3연전에서 2패를 먼저 당한 LG는 이날 경기마저 졌다면 선수들의 사기가 급격히 저하될 수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LG의 ‘신 에이스’ 박현준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올 시즌 LG가 거둔 22승(17패)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박현준의 손끝에서 나왔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LG 타선이 1회 초 2점을 먼저 내줘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회 말 1사 후 신종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 김원섭(볼넷)·최희섭(안타)·이범호(몸에 맞는 공)를 모두 출루시켜 만루 위기에 몰렸다. 포수 조인성이 마운드에 올라 박현준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박현준은 다음 타자 김상현을 3루 직선타로 잡아 2루 주자 최희섭까지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5회까지는 무실점 행진이 이어졌다. 박현준은 최고 시속 151㎞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KIA 타선을 요리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8점을 낸 KIA 타선은 박현준 앞에서 맥을 못 췄다.

 4회 말에는 투혼도 발휘했다. 선두 타자 김상훈이 때린 공이 수비하던 박현준의 오른쪽 종아리 옆을 강타했다. 그러나 박현준은 재빨리 1루로 공을 던져 타자를 아웃시킨 뒤 다시 마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뼈가 아닌 근육에 공을 맞아 투구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박현준은 통산 LG전에서 7승 무패 중이던 KIA 양현종(4와 3분의 2이닝 6실점)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완승했다.

 경기 후 박현준은 “나보다 타자들이 잘 해줘 이겼다. (4회에) 공에 맞았을 때는 굉장히 아팠는데 경기장에 오신 아버지가 마음이 여린 편이라 걱정하실까봐 벌떡 일어났다”고 말했다. LG 타선은 윤상균이 3타점, 박용택과 이택근이 2타점씩을 올리며 박현준의 승리를 도왔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롯데가 홈팀 SK를 3-2로 누르고 6위에서 공동 4위로 뛰어 올랐다. 승률 5할(18승2무18패)에 복귀하며 KIA(19승19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롯데는 선발 장원준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2실점으로 호투했고 8회 등판한 코리가 2이닝 무실점으로 SK의 추격을 막아냈다. 롯데 황재균은 5회 상대 선발 매그레인으로부터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최하위 한화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을 2-0으로 꺾었다. 선발투수 김혁민이 7과 3분의 1이닝을 3피안타·무실점으로 막았고 6회 한상훈과 9회 이대수가 적시타를 때렸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지난 3일 LG전부터 이어온 무실점 행진을 27이닝에서 마감했다. 두산은 승률이 5할 아래(0.486·17승1무18패)로 떨어지며 6위로 한 계단 더 내려갔다.

 삼성은 대구구장에서 9회 말 박석민의 역전 2타점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6-5로 제치고 단독 3위가 됐다. 삼성 최형우는 올 시즌 8개 구단 타자들 중 가장 먼저 10호 홈런을 때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넥센은 4연패에 빠졌다.

광주=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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