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간판] "간판 업그레이드 전국 확산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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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13일 ‘2005 부산 사인 엑스포’에서 국회 문광위소속 이계진 의원(오른쪽에서 둘째)과 참석자들이 전시장을 보고 있다.

"그동안 서울 종로는 크고 자극적인 간판 때문에 큰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2월부터 깔끔하면서도 점포 성격에 맞춘 개성 있고 작은 간판으로 바뀌면서 종로가 걷고 싶은 거리로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작아도 눈에 더 잘 띄기 때문에 가게 주인도 크게 만족합니다."

중앙일보와 서울시가 서울 종로의 간판을 아름답게 바꾸기 위해 벌이는 '종로 업그레이드'사업이 13~16일 부산 벡스코(BEXCO) 1층 전시장에서 열리는 '2005 부산 사인 엑스포'에서 소개돼 호평을 받고 있다. 사인 엑스포는 간판(signboard).옥외광고 등을 다루는 종합전시행사다.

이날 행사장에서 서울시 윤혁경 도시디자인과장은 "교체 대상 간판 1700여 개 중 이미 700여 개가 바뀌는 등 가게 주인들의 반응이 좋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간판 업그레이드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이성원 문화정책국장은 "간판은 도시 경관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라며 "앞으로 간판의 양은 줄이되 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정책을 이끌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인 '2005 부산 사인 엑스포'에는 국내외 기관과 업체 125개가 참석했다. 제1전시관에서는 서울시의 '종로 업그레이드'와 '청계천 가로 정비'사업이 전시돼 부산시와 문화관광부가 추진 중인 광복로 간판 정비사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옥외광고학회(회장 김성훈 세명대 교수)는 이날 벡스코 2층 컨벤션홀에서 정기학술세미나를 열고 종로 업그레이드 사업 경험을 부산 광복로 가로개선사업에 활용하는 방안 등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문관식(28.한양대 광고홍보학과 대학원생)씨는 "전시된 사진들을 보니 종로가 아름다운 간판 거리로 변하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며 "간판을 보며 걷는 것 자체가 수많은 미술품을 감상하는 즐거운 걸음걸이로 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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