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TV·완구등 7개품목 일반매장보다 비싸

중앙일보

입력

'클릭 한번보다는 발품을 파는 게 싸다' .

최근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가격이 백화점.할인점 등 일반 판매장보다 최고 40%까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취급하는 상품도 유행이 지났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구형모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사이버공간에서의 '땡처리' 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본사와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회장 송보경)이 공동으로 지난 19~21일까지 TV.화장품.포장김치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많이 구입하는 생활용품 10개 품목을 골라 20개 인터넷 쇼핑몰과 11개 일반 판매업소의 가격을 비교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조사대상 10개 품목 가운데 TV.남성화장품.포장김치.학생용 의자.롤러블레이드.레고완구.에어컨 등 7개 품목이 인터넷 쇼핑몰 판매가격이 일반 판매업소보다 비싸게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여성용 화장품(참존 탑뉴스 2종세트) 1개 품목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롤러블레이드(낫소제품)의 경우 토이마트에서는 8만2천9백50원에 팔리고 있었는데 월마트(양평점)에서는 5만9천5백원에 판매, 2만3천4백50원(39.4%)의 값차이가 났다.

LG플라톤 29인치TV(CN-29Q1F)도 까르푸(일산점)에서는 89만5천원인데 비해 네오샵(neoSHOP) 등 6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최고 16만4천원이나 비싸게 값이 책정돼 있었다.

배추김치(종가집 제품)는 포장단위도 크면서 높은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E-마트(창동점)에서는 4.5㎏짜리를 1만2천7백원을 받는데 비해 삼성몰.한솔CS클럽 사이트에서는 10㎏짜리를 3만6천원을 받고 있어 단위가격으로 따졌을 땐 인터넷 쇼핑몰이 27%나 비싼 셈이었다.

宋회장은 "인터넷 쇼핑몰은 매장 임대료나 판매사원 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백화점.할인점보다 물건값을 비싸게 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오샵의 김현정(28)씨는 "가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값이 높게 나타난 것일 뿐" 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취급상품의 가격을 조정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金씨는 따로 전화를 걸면 가격흥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터넷 쇼핑몰들은 비싼 값을 받으면서도 일부 쇼핑몰(5곳)은 가격을 표시할 때 파격특가.할인판매가.현금결제가.회원가 등의 표현으로 특별히 싸게 파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취급상품도 일반 매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10개 품목 중 대우세탁기(DWF-1068N1).코닥디지털카메라(DC 265)등 2개 품목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만 팔리고 있었다.

반면 할인점.백화점 등 일반 매장에서는 이같은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 등이 향상된 신기종들이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김윤희(36.여)씨는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들 가운데 97~98년도에 출시된 땡처리 수준의 구형모델이 대다수였다" 며 "이런 제품을 사용하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제대로 수리해 쓸 수 있을지 걱정된다" 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인터넷 쇼핑몰의 운영과 관련해 상공회의소 유통물류실 한동연 부장은 "전자상거래가 아직 도입단계에 머물고 있어 인터넷 업체들이 상품을 구매하는 능력이 일반 판매업체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 이라고 분석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일반 매장보다 훨씬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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