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머리로 5타 줄인 히메네스, 파워로 4타 줄인 웨스트우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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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계 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47세의 백전노장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그리고 필드 위의 패션모델 이언 폴터(잉글랜드). 유러피언 투어를 주름잡는 스타 3명의 동반 라운드에는 평일인데도 500여 명의 갤러리가 뒤를 따랐다. 29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파72·7275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다.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마초 스타일로 잘 알려진 히메네스지만 필드에선 스마트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어깨턴을 충분히 하는 스윙이 인상적이었다. 블랙스톤 골프장의 까다로운 지형을 거침없이 돌파한 끝에 2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였다. 합계 7언더파로 공동 2위.

 히메네스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서 시가를 피워 물더니 위스키까지 청했다. 2라운드 소감을 묻자 “기분이 아주 좋다(I feel good)”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히메네스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는 세계 1위다운 파워샷을 뽐냈다. 갤러리의 과도한 관심이 부담이 된 듯 수차례 어드레스 자세를 푸는 등 민감한 태도를 보였지만 4타를 줄인 끝에 공동 11위(합계 4언더파)에 올랐다.

 스타일리시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폴터는 이날은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모습이었다. 굴곡이 심한 블랙스톤의 까다로운 페어웨이와 그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4번 홀(파3)에선 칩샷이 짧아 보기를 범했고, 15번 홀(파5)에선 워터해저드와 벙커를 전전한 끝에 더블보기를 했다. 결국 합계 2오버파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호주의 브렛 럼포드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단독선두(합계 10언더파)에 나섰다. 김경태(신한금융)와 김대현(하이트)은 나란히 합계 4언더파로 공동 11위를 달렸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어니 엘스(남아공)와 양용은(KB금융그룹)은 각각 합계 2오버파, 4오버파로 예선 탈락했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3, 4라운드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이천=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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