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우다웨이 위키리크스 악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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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웨이, 김성환 장관만 만나고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왼쪽)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 특별대표가 2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만났다. [안성식 기자]


방한 중인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회동이 27일 불발됐다. 양측은 당초 면담을 검토했으나 서로 일정 조정이 어려워 만나지 못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측이 28일이나 29일 중 면담 일정을 재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우 대표가 이미 김성환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충분한 대화를 나눈 만큼 (천 수석과) 똑같은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선 “두 사람의 회동이 무산될 경우엔 지난해 12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전문 공개 파문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개된 전문에는 천 수석이 외교부 제2차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에게 우 대표를 “중국에서 가장 무능하고 오만한 관리이고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평가한 것으로 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두 사람이 만나면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해야 하는 등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 대표는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자신과 회동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한국의 ‘선(先) 남북대화’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우리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고정애·권호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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