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멜라민분유→가죽우유→독극물우유→집단 ‘식중독 우유’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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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시성(山西省) 위린(楡林)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 우유를 마신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일으켰다고 인터넷매체 서부망(西部网)이 최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께 A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251명이 우유를 마신 후 복통·고열·구토·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측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는 학생은 없다"며 "우유로 인한 식중독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학교에 우유를 납품하는 업체는 중국의 대표 우유 브랜드 멍뉴(蒙牛)사다.

학부모들은 "소식을 듣는 순간 얼마 전 간쑤성에서 일어난 '우유파동'이 생각나 가슴이 철렁했다"며 "하루 빨리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은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또 먹거리 사고가 발생했다" "언제쯤 믿고 마실 수 있는 시대가 올까" "멍뉴와 교육국 관계자를 소환해 엄중히 조사해야 한다" "날짜가 지난 우유인지 확인하고 법을 어겼다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A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배급하는 우유는 교육국을 통해 (정확한 경로로) 구매한 것"이라며 "그동안 이런 사례가 없었는데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문제의 우유와 학교 창고에 보관된 우유를 수거해 위생당국에 조사를 맡겼으니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중국은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유제품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 3월에는 소가죽 성분이 들어있는 일명 '가죽우유'가 등장해 중국인을 경악케 했다. 이달 초 간쑤성(甘肅省) 핑량(平凉)시에서는 우유를 마신 시민 37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이 중 영아 3명이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의도적인 독극물 주입으로 밝혀졌지만 중국인의 우유에 대한 불신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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