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서 통일 논의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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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와 통일운동 단체들이 사이버 공간에 한반도 통일과 평화 관련 문제를 다루기 위한 사이트를 잇따라 개설하여 이들 문제의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민간 단체의 사이트는 과거 정부 또는 관변단체들이 정부의 통일정책 홍보나 관련 자료들을 제시해 네티즌들의 일회적 참여를 유도했던 것과는 달리 특정 문제에 대한 다양한 견해표출을 통해 참여자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년말 CBS와 한국통신 등이 개시한 ''1천만 사이버 인간띠잇기''(www.peacekorea21.org)는 네티즌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인간띠를 잇고 휴전선을 끊으면서 메시지를 남기도록 꾸려졌다.

8일 현재 인간 띠잇기에 4만3천여명, 휴전선 끊기에 39만2천명이 각각 참여하고 있으며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6천600명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새천년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의 의지를 모아 나가자"(박지원 장관), "온 겨레가 자주의 원칙에서 조국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운동에 나서자"(비전향장기수 우용각씨), "한반도가 대륙과 만나도록 이제는 휴전선을 끊고 열차를 달리게 하자"(''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저자 홍세화씨), "분단때문에 일어나는 비극을 없애자"(휴전전 고엽제 피해자 장기을씨) 라는 메시지가 올라있다.

또 연세대와 고려대 대학원생들이 최근 개설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네트워크''(www.peacekorea.org)는 한반도문제 권위자인 샐리그 해리슨 우드로 윌슨재단 선임연구원, 이장희 한국외국어대교수, 이삼성 가톨릭대 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한반도 군축''을 주제로 네티즌들의 토론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한반도 군축''에 이어 ''주한미군'' ''동북아와 한반도 군축'' ''한반도 군축을 위한 비정부기구(NGO)의 역할'' 등 4가지를 올해 토론의 주제로 선정했다.

또 재야 통일운동단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도 홈페이지(www.nadrk.org)를 통해 사회 각계에서 전개되고 있는 통일운동을 공개하면서 특정 사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단체 토론방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방문해 비전향장기수 문제나 ''주사파대부'' 김영환 간첩사건, 김양무씨 방북치료, 국가보안법 개폐, 미군 양민학살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첨예한 문제의 경우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욕설과 거친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어 운영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시민네트워크 대표 정욱식씨는 "아직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때로는 격한 글을 올리기도 하지만 되도록 삭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실련 통일협회도 올해 주요 사업의 하나로 한반도문제 관련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어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통일논쟁 열기가 더욱 달아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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