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위한 수능 클리닉 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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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학년도 수능에 반영되는 2007 개정 수학 교육과정은 추론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 고차원적 수학 사고력을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대다수 부모들의 머릿속에 ‘사고력 수학=초등학생용’이란 인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녀가 초6이 되면 ‘수학 사고력’보다 ‘속진선행’으로 수학교육의 방향을 급선회한다. 그렇게 5~6년을 흘려보내고 고3이 돼서야 수능 수리영역 문제를 풀려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능 수리 영역은 잘 만든(well-made) ‘수학 사고력’ 평가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펴낸 『수능 출제 매뉴얼』에서는 수능 수리 영역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의 수학 학습을 통해 습득한 수학의 기본 개념·원리·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여 계산하고 추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함으로써 대학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 여기에 등장하는 계산능력, 이해 능력, 추론 능력, 문제해결 능력이 수학 교육과정의 행동영역, 즉 수학 사고력의 하위요인들이다.

 계산 능력은 연산의 기본 법칙이나 성질을 적용해 주어진 식을 간단히 하는 능력이다. 수학의 기본적인 공식이나 계산법을 적용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해 능력은 주어진 문제와 관련된 수학적 개념을 파악하고 적용하는 능력과 주어진 문제 상황을 기호, 식, 그래프, 표 등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2005년 수능 9월 모의평가 ‘가’형 23번 문제인 ‘좌표공간에 반구가 있다. y축을 포함하는 평면 a가 반구와 접할 때, a와 xy평면이 이루는 각을 θ라 하자. 이때, 30cosθ의 값을 구하시오. (단, 0<θ>< )’ 같은 문제가 이에 속한다. 이 문제는 ‘구의 방정식’이란 수학 개념과 이를 삼차원 좌표에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추론 능력은 발견적 추론 능력과 연역적 추론 능력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수능에 자주 출제되는 발견적 추론 능력은 나열하기, 세어보기, 관찰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의 핵심 원리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수의 규칙성을 따져보는 수열 영역에서 자주 출제된다.

 마지막으로 문제해결 능력은 수학 내적 문제해결 능력과 수학 외적 문제해결 능력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수학 외적 문제해결 능력은 실생활 상황에서 관련된 수학적 개념·원리·법칙 등을 파악하고 이를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예를들어 2011학년도 ‘나’형 28번 문제인 ‘어느 회사에서는 응시자의 추론능력시험과 공간지각능력시험의 원점수를 변환하여 사용한다. “응시자 A, B, C의 추론능력시험의 원점수를 각각 a, b, c라 하자. a, b, c의 대소관계를 바르게 나타낸 것은?” 등이 이에 속한다. 문제가 낯설고 길지만, 역행렬만 구해 적용하면 쉽게 풀 수 있다.

 ‘수학 사고력’은 초등학생용이 아니다. 추론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 고차원적 수학사고력은 초등학생 때는 물론 중·고교 시절에도 꾸준히 길러야 하는 역량이다. 일주일에 1시간만이라도 수능 3~4점짜리 수준의 수학 문제를 부여잡고 씨름해 보길 권한다.

<조동영 c&i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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