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길라잡이] 저평가된 중소형주 찾아 장기투자 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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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코스피지수가 2100 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여러 악재를 딛고 이뤄낸 고무적인 성과다. 되돌아보면 혼란스러웠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저점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지난달 중순이었다. 대지진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시장을 압박했던 악재들의 영향력은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시장의 방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번 상승장은 연초 이후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투자자가 다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외국인은 특히 화학·철강·운송장비 업종 등 기업실적과 성장성이 지속될 수 있는 대형 성장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고민은 깊어진다. 외국인을 따라 하자니 대형주는 이미 오를 만큼 올라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기업 실적이 양호하고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1∼300위의 중형주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4배 정도다. 현재 코스피가 예상 PER 10.8배, 예상 PBR 1.3배로 거래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중소형주 투자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중소형주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대형주보다 해당 기업의 정보를 얻는 데 제약이 많다. 따라서 전문 애널리스트의 철저한 기업분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형주에 비해 유동성이 부족한 만큼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도 위험이 크다. 따라서 풍부한 경험과 리서치 능력을 겸비한 자산운용사가 투자하는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종목당 편입비를 감안해 유동성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하이 중소형주 플러스 펀드’가 적절할 수 있다. 연초 이후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이 펀드는 저평가된 중소형 종목을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50여 개 종목의 투자 비중을 각각 2~3%로 유지하면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오르며 부담스러운 것은 개인투자자만이 아니다. 기관투자가와 시장 전략가도 비슷한 고민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다만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다. 긴 호흡으로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최재헌 SC제일은행 투자자문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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