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여드름 균, 성인도 예외일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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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 와 햇살도 강해진데다 바람도 한결 따뜻해졌다. 날씨는 좋아졌을지 몰라도 우리의 피부엔 빨간불이 켜졌다. 건조한 바람과 자외선, 봄철 심한 황사와 꽃가루는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

그 중에서도 ‘여드름’은 쉽게 보이는데다가 흉터를 남기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일반적으로 여드름은 사춘기에만 유발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성인들에게도 여드름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성인 여드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치료 역시 쉽지 않다. 청소년기에도 없었던 여드름이 왜 성인이 돼서야 생기는 것일까?

사실 성인이더라도 여드름 균은 가지고 있다. 이 균은 피부 밑에 피지선에 위치해 피지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여드름을 예방하기 위해 피지 배출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여성의 경우 ‘화장품’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데, 피지의 과다배출로 모공을 막거나 각질이나 유분이 많은 화장품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끔 이러한 이유로 비누 세안을 자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오히려 좋지 못할 수 있다. 유분을 제거하고자 알칼리성 비누로 세안을 하면 피부의 산성도가 떨어져 피부의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따뜻한 물로 피지 조절 기능이 있는 세안제를 사용해 깨끗이 헹궈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 여드름 관리에 잘못된 습관으로 손으로 여드름을 무리하게 짜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염증을 가지고 있는 여드름이 덧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대안적인 방법으로 면봉을 사용해 여드름을 짜기도 하는데 이 역시 안전한 방법은 아니다. 전문의처럼 모공을 확인하고 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피부를 찢어 모낭 내용물이 진피로 들어가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여드름 발생 초기에는 병원에서 여드름을 치료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섣부른 관리를 시도하여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것 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조기에 받는 것이 좋다.

이정주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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