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회장 ‘봉사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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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39·사진) 회장은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정릉3동에 있는 공부방 ‘성모의 집’으로 출근했다. 청바지에 파란색 점퍼 차림이었다. 정 회장은 앞치마를 두른 후 빨간 목장갑을 끼더니 페인트칠을 시작했다. 장판 교체와 화단 조성도 했다.

 정 회장은 2003년 부회장으로 취임해 그룹을 9년째 이끌고 있는 젊은 오너 회장이다. 주요 그룹 3세 경영인 중 가장 빨리 최고경영자가 됐다. 그러면서도 외부 노출은 자제해왔다. “아직 젊은 데다 회사 내실을 다질 때”라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변화가 보이고 있다. 1월 3일 연탄 배달, 2월 10일 헌혈 캠페인 등 거의 매달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고객과 만나고 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봉사 경영은 좋은 일도 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업의 성격상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작 최고경영자로서는 기회가 많지 않다.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고객과 만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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