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서류전형 합격자 1320명 자기소개서 단골 스토리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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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저는 지난해 여름 두 달 동안 OO전자 인턴사원으로 일했습니다. 인턴 동기 9명과 함께 프로젝트를 마치기 위해 동고동락하면서 갈등도 생겼습니다. 팀장의 주장이 지나치게 강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퇴근 후 술자리에서 서로의 불만을 풀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대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단합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지난해 하반기 대한항공 합격자 자기소개서).

 대기업 합격자는 자기소개서에 ‘팀원끼리 힘을 합쳐 프로젝트를 잘 마쳤다’는 내용을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와 취업포털 에듀스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텔레콤·포스코·CJ를 비롯한 대기업 300여 곳 서류전형 합격자 1320명의 자기소개서 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지원자의 역량을 드러내는 항목에 ‘팀워크를 활용한 프로젝트 성공담’(31%)을 쓴 경우가 가장 많았다. ‘힘을 합쳐야 하는데 팀원끼리 의견이 달라 갈등이 생겼다. 그때 내가 리더십을 발휘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냈다’고 쓴 식이다. 세부적으론 ▶학교 수업시간 조별 프로젝트 성공담(55%) ▶학교(동아리) 행사 진행 성공담(20%) ▶공모전 등 팀 대외활동 성공담(15%) 순이었다. 이어 ‘학업의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26%)를 쓴 지원자가 많았다.

 손재찬 에듀스 대표는 “인사 담당자는 실제 경험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쓴 자기소개서를 선호한다”며 “갈등과 어려움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이고 입사 후엔 어떻게 사용할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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