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은행들, 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괘씸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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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건설업계에 때아닌 구조조정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은행들이 신용평가 때 그룹 계열 건설사를 우대해 주던 관행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시작된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그룹 계열사에 대한 평가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는 모그룹의 지원계획서와 소명자료를 심사한 뒤 가점을 줄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모그룹의 구두 약속이나 간단한 지원 각서만 있어도 가점을 줘왔다.

 은행들의 태도가 바뀐 건 이들 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줄줄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은행의 신용위험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우리은행 담당자는 “사실 그룹 계열사라고 봐주는 건 객관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그런 관례를 무시하고 구체적인 소명자료를 받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6월까지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2000여 곳을 대상으로 신용평가를 진행한다. 이번 평가에서 C등급을 받으면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D등급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거나 퇴출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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