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26일 방북 … 김정일 만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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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미 카터(87·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26∼28일 북한을 2박3일간 방문할 것이라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이 4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동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 등 전직 국가수반 모임인 ‘엘더스 그룹(The Elder’s Group)’ 회원들이 대거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카터 전 대통령의 과거 평화를 위한 역할과 미국 민주당 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비춰볼 때 이번 방북이 북·미 관계 개선에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세계 평화 전도사’로 불려온 카터 전 대통령은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실제로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의 북한 공습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이 회동을 계기로 북·미는 대화를 시작했고 이는 제네바 합의로 이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에도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 중이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석방을 위해 방북했다.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번 방북은 카터 전 대통령 개인 자격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미 당국의 메시지를 들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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