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 2〉,아이들의 영화?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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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2에서 볼수있는 영화장면인것은?
① 다이하드
② 스타워즈
③ 쥬라기공원
④ 레이더스

정답은 '모두다'가 맞다. 토이스토리 2에는 위의 4가지 영화들이 재미있게 삽입되어있다. 97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을 수상한 픽사의 제리의 게임 (Geri's Game)에서 출연한 제리 할아버지가 토이스토리 2에선 우디를 수리해주는 사람으로 또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스틴 파워에서 이미 써먹은 다쓰 베이더와 스카이워커와의 대화인 "I'm your father"를 다시금 삽입한 점이나 아이언 자이언트와 똑같은 도입부는 참신함이 없어 보인다 (스푸트니크까지 언급되다니).

토이스토리 2는 기본적으로 1996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단편영화부문과 유니세프상을 수상한 그레함 랄프감독의 1995년 단편작인 잃어버린 장난감 (Forgotten Toys)의 디즈니 버젼이다.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테디곰인형과 애니 여자아이인형인 애니가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는 (테디곰인형은 팔이 떨어지기도 한다.) 단편 애니메이션을 디즈니는 자신들의 긴 이야기로 꾸몄다. 하지만 그런것을 제쳐두고서라도 토이스토리 2는 만만하게 볼 영화가 아니다.

전편에서 버즈가 그러했듯이 이번엔 우디가 지독한 자기 존재에 대한 질문을 영화 전반에 걸쳐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밥이 터진 팔을 보고 캠프에도 데려가지 않은 앤디에게 다시 되돌아 갈것인가? 아니면 일본의 장난감 박물관에 가서 영원토록 어린아이들의 귀여움을 받고 살것인가? 지금 당장 앤디가 자신을 다시금 좋아한다고 하여도 앤디는 언젠가는 어른이 될것이고 그때가 되면 자신과는 더이상 놀아주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여자 카우보이 인형인 제시도 같은 경험을 하였으며 위지도 거의 창고세일에서 팔릴뻔 하지 않았는가? 심각한 고민을 하고있는 우디에게 버즈는 전편에서 우디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되풀이 한다. "넌 장난감이야.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물건이란 말이야!" 하지만 우디는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토이스토리 2는 현란한 장난감들의 움직임으로 어린이들에게는 재미를 주고 있지만 조물주와 인간과의 관계를 앤디와 장난감과의 관계에 투영함으로써 어른들에게도 동시에 많은 재미들을 주고있다.

다스베이더인 조그의 등장이나, 또 다른 버즈와의 진짜 버즈가리기, 적극적인 여성상인 제시나 바비인형들은 토이스토리 2를 전편보다 나은 후편은 없다라는 징크스와 관계없게 만든다. 실사와 거의 구분이 되지않는 알의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픽사가 곧 실제 배우들을 그래픽으로 그려내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해본다. (얼마전 스필버그는 자신의 영화에 실제배우를 쥬라기공원에서의 공룡들처럼 그래픽으로 등장시키진 않을것이라고 인터뷰한적이 있다.) 엄청나게 많이 전시되어 있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장난감들틈에 갇힌 버즈의 모습을 보때면, 돌연 오삭한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들과 봐도, 연인들끼리 봐도, 혼자봐도 재미있을 영화, 토이스토리 2. 우디가 어떤 결말을 낼것이지는 직접 확인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비록 4주만에 미 박스오피스 1위자리를 애니메이션/실사 합성영화인 콜롬비아 영화사의 스튜어트 리틀에 내어주긴 했지만 우디 목소리의 주인공인 톰 행크스가 주연한 그린마일에 이어 여전히 3위에 랭크되어 있다.

디즈니의 2000년 개봉작 다이너서(공룡)의 예고편과 픽사의 회사로고이자 첫 3D 단편 애니메이션인 룩소 쥬니어(Luxo Jr:1986)를 토이스토리 2가 시작하기 전에 볼 수 있는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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