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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국 직원 사칭' 신종사기 떴다

미주중앙

입력

합법적인 비즈니스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웹사이트 어카운트를 설립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가든그로브에서 한식당 감자골을 운영하는 이정자 사장은 지난 18일 오전 괴전화를 받았다. 위생검사관을 자처한 타인종은 자신의 이름이 다니엘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이 "영어를 잘 못한다"며 고객 중 한 명을 바꿔주자 "21일 오후 2시에 주방 인스펙션을 할 것"이라며 전화를 끊으면 새로운 전화가 올 것이며 녹음을 통해 인스펙션 아이디(ID)가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역을 해 주던 고객이 전화를 끊자 이내 전화벨이 울렸고 미리 준비된 녹음을 통해 "53561"이란 아이디가 전달됐다. 전화를 끊자 다니엘이 다시 전화를 걸어 와 "아담이란 인스펙터가 오면 아이디를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혹시나 싶어 다니엘에게 연락처를 요구했던 이 사장은 통화가 끝난 이후 그가 제공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가주 헬스케어서비스국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다니엘이란 퍼스트네임 만으로는 직원 여부 확인이 불가능했다.

21일 약속된 인스펙션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자 이 사장은 본지에 제보했다.

이 사장은 "소셜시큐리티번호나 다른 개인정보를 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수상한 점이 많아 찜찜하다"고 말했다.

보건국 직원을 사칭한 사기는 지난 해 카운티 곳곳에서 발생했지만 이 사장의 경우처럼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고 미리 준비된 코드를 알려주는 사례는 없었다.

수상한 전화의 진정한 목적은 합법적인 업체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웹사이트 어카운트를 설립하는 것이다.

지난 해 말 이후 이 사장과 유사한 피해 사례 접수가 잇따른 새크라멘토 카운티 보건국 콜린 마이토사 스페셜리스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종 사기 수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비합법적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이들이 합법적인 업체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크레이그 리스트를 비롯한 여러 웹사이트에 어카운트를 마련해 놓고 식당 주인에게 보건국 직원을 사칭해 전화를 건다. 식당 주인에게 코드를 전달하고 그 식당 주인이 가짜 직원이 제공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코드를 말하거나 입력하면 어카운트가 활성화되는 방식"이라며 "합법 업체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어카운트를 만들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계좌의 실제 주인은 추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토사 스페셜리스트는 "전국 각지에서 유사한 신고가 접수돼 연방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화번호를 도용 당한 업주가 실제 금전 등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니엘이란 인물도 감자골 이 사장과의 통화에서 '크레이그 리스트'를 언급한 바 있다.

이 사장은 "통역을 해 준 고객이 메모에 크레이그 리스트란 단어를 적어 놓았다"며 "낯선 고객이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OC보건국은 검사관이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묻는 일은 없으며 방문한 검사관이 수상하면 반드시 신분증을 확인하고 금품 요구에도 응하지 말 것을 조언하고 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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