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대형 가전제품 시장 수입품 제치고 국산이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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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품 일색이던 고급.대형 가전제품 시장이 국산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LG전자.동양매직.한샘 등은 신제품 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되찾았다.

국산 제품은 ▶아파트 구조나 식생활 문화 등 한국적 특성에 맞도록 설계됐고▶동급 수입품보다 값이 싸면서도 품질은 뒤처지지 않고▶신속한 애프터 서비스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양문 여닫이 냉장고의 경우 96년 6만대 규모의 시장을 미국의 GE.월풀 등이 독점했다. 그러나 97년 6월 삼성전자가 지펠을 내놓으면서 그해 수입품 판매량은 3만3천대로 줄었다.

지난해말 LG전자(디오스)도 이 시장에 뛰어들자 올들어 10월까지 수입품은 1만2천여대 판매에 그쳤다. 이에 비해 국산품은 올들어 10만대 이상 팔렸다.

40인치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션 TV도 지난해 삼성이 파브, LG가 플라톤 상표의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는 일본 소니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올해는 10월까지 팔린 5만3천여대 중 국산품이 70%인 3만7천여대다.

식기세척기는 93년 시장에 뛰어든 동양매직이 수입품의 아성을 깼다. 독일의 아에게.밀레, 미국의 GE.RCA 등 수입품이 주도권을 잡았던 시장이 96년에 양쪽 비중이 비슷해졌고, 97년부터는 국산이 더 많이 팔린다.

올해는 시장의 80% 정도를 동양매직.LG전자.한샘 등이 차지했다.

동양매직.LG전자.린나이 등이 만드는 가스오븐레인지는 벌써부터 국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매직쉐프.월풀, 유럽의 밀레 등이 97년 5%정도 시장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2%대로 떨어졌다.

송인범 동양매직 과장은 "대형 제품의 경우 국산품 값이 수입품에 비해 30~50% 싸 경쟁력이 있다" 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드럼 세탁기의 경우 아직 수입품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년께는 국산 판매량이 더 많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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