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는 '한국형 힙합'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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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은 2000년 이후에도 한국의 10대 가요계를 '힙합공화국' 으로 만들만큼 강력한 힘을 유지할까. 가요관계자들의 대답은 "그렇다" 다. 그들은 한술 더 떠 "힙합은 21세기에 가요의 주요 장르로 존재하는 동시에 다른 장르에 자양분까지 제공할 것" 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진단을 배경으로 요즘 가요계는 '미국의 힙합' 을 벗고 '한국의 힙합' 을 만들자는 화두에 몰두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PC통신.인터넷.라이브클럽 등을 통해 등장한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의 활동. 닥터 패밀리.갱톨릭.ODC등은 랩의 양식미와 한국적 리얼리티를 조화시킨 작품으로 힙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PC통신에서 발굴돼 주류 가요계 진출에 성공한 조PD는 파격적이면서도 의식이 엿보이는 랩으로 한국 힙합의 수준을 한차원 높였다. 힙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록 등 다른 장르와의 접목으로 활발한 증식력을 과시하고 있다. 록에 힙합을 서구 수준으로 접목해낸 로큰랩밴드 '힙포켓' 의 데뷔는 이 방면의 가장 멋진 성과로 평가된다.

이런 성과를 집결해 만들고 있는 것이 음반 〈2000 대한민국〉. 이현도 패밀리.허니 패밀리.DJ DOC의 이하늘 등 내로라하는 힙합 가수 14팀 56명이 뜻을 같이한 대형 프로젝트 음반이다. 〈1999 대한민국〉의 후속으로 22일쯤 팬들을 찾을 이 음반은 90년대 힙합의 가요사적 성취와 2000년대 전망을 집약해 보여준다.

멜로디컬 랩의 선구자 DJ DOC부터 거친 리듬의 이스트 코스트 힙합을 들고 90년대말을 장식한 샛별 윤희중까지 힙합 재주꾼들이 망라됐다.

수백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스타그룹부터 언더그라운드 래퍼까지 다양하다.

저항.자유 등 힙합정신의 표현을 위해서 특유의 '패밀리' 의식으로 기꺼이 힘을 모은 것.

타이틀곡은 이현우의 〈꿈〉 〈헤어진 다음날〉등을 제작한 힙합전문 프로듀서 김홍순이 지은 〈비상〉 으로 참여 가수 모두가 합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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