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콘티넨탈사 '고든 베순'

중앙일보

입력

'가장 극적으로 직장 문화를 바꾼 최고경영자'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최근 미 콘티넨탈 에어라인의 최고경영자(CEO) 고든 베순(58.사진)을 소개하며 보낸 찬사다.

베순은 지난 94년 6억1천9백만 달러의 적자기업이었던 콘티넨탈 에어라인을 지난해 순익 3억8천5백만 달러의 '알짜 기업' 으로 키웠다.베순이 최근 콘티넨탈의 수직상승을 소개하며 썼던 책의 제목 '수렁에서 정상으로' (From worst to first)그대로였다.

고등학교 중퇴의 문제아였던 베순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비결은 두가지. 적절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것과 사내에 화합정신을 불어넣은 점이다.

지난 78년 설립된 콘티넨탈은 베순이 94년 10월 취임당시 침몰직전의 거함이었다. 저가위주의 영업전략과 낮은 서비스가 불러온 결과였다.

가격을 낮추기만 하면 승객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무모한 전략은 텍사스와 뉴욕간 비행기 요금을 49달러까지 떨어지게 만들었다. 뉴저지 뉴어크 공항에서 맨해튼까지의 택시요금보다 못한 액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쾌적한 서비스가 나올리 없었다. 출발.도착 지연은 물론 비행스케줄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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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순은 CEO 자리에 오르자마자 비행스케줄 취소로 한달에 낭비하는 돈 6백만달러를, 콘티넨탈이 정시출발 항공사로 미국내 3위안에 꼽히면 직원 모두에게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공표했다. 이후 두달만에 콘테넨탈은 일정을 가장 잘 지키는 항공사 1위로 올라섰다.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것은 사내화합이었다. 그가 취임할 당시 직원들은 CEO가 바뀌는 것에 조차 관심이 없었다.84년부터 94년까지 무려 10명의 CEO가 갈렸기 때문이었다. 또 동료의식도 실종돼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부터 개방했다. 직원들과 수다를 떨거나 그들의 불평을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수시로 현장을 들렀다. 효과는 금새 나타났다. 입사 두달된 수습직원까지 베순의 이름을 친구처럼 불렀다.지난해 사원들은 돈을 모아 베순에게 친근감의 표시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까지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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