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연 출연진 분단아픔 느껴

중앙일보

입력

"평양 공연은 동포애와 함께 남북 분단의 아픔을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5일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북한 가수들과 함께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를 갖고 지난 8일 귀국한 출연진들은 공연 소감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젝스키스 멤버들은 "평양에서 행동하거나 말하는 것이 생각보다 자유분방했다"며 "공연에서도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으나 노래를 부른 뒤 기립박수를 받을 때는 한없이 기뻤다"고 말했다.이들은 또 "공연이 끝난 뒤 만경대 등 북한내 여러 곳을 관광하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그러나 판문점을 들렀을 때는 바로 앞에 고국을 두고 중국을 거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최진희씨는 "북측 사람들을 만나면서 같은 피가 흐르는 한 민족으로서 이질감없이 끈끈한 동포애를 느낄 수 있었다"며 "나의 노래 `사랑의 미로'가 북한 영화에 소개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것도 하나의 기쁨이었다"고 밝혔다.

신세대 그룹인 핑클 멤버들도 "처음에는 정적인 분위기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공연에서 너 나 할 것없이 성원하는 북측 관객들의 모습에 반가웠으며 헤어질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감회를 털어놨다.

SBS 관계자도 "이번 공연은 민간차원에서 반세기만에 남.북 가수들이 한자리에모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남측 공연단의 말에 북측에서 `이번 공연이 남·북 대중문화 교류에 첫 발을 디딘 계기가 됐다'고 답한 것은 그 의미를 한층 더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BS는 북한 중앙TV가 녹화한 이번 공연 실황과 출연진의 방북 표정 등을 70분 정도의 분량으로 편집, 10일 오후 9시 55분 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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