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협 이번엔 북한주민돕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협동조합 통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농협과 축협이 이번에는 북한 주민돕기 경쟁으로 맞서고 있다.

농협은 식량난에 처한 북한주민들에게 새해 흰떡을 전달하기 위해 9일부터 15일까지 농협 직원과 시민들을 상대로 `1천원 성금 모금운동'을 전개한다고 9일 밝혔다.

농협은 모두 5천만원을 모아 쌀 220가마(80㎏ 기준)를 구입, 북한주민 10만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떡국용 흰떡을 만들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를 통해 북한에 보낼 예정이다.

농협은 이와 함께 오는 27일 이화여대에서 연예인 `한석봉 어머니 떡썰기 경연 대회', `공동 대형 떡썰기' 등의 이벤트를 갖는 한편 진공포장된 흰떡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측에 전달하는 행사를 마련, 국민들의 관심을 모아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앞서 축협중앙회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함께 과잉생산으로 남아 돌고 있는 계란 2천만개를 모아 북한에 전달하기 위해 범국민적 모금운동에 들어간 상태.

축협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함께 지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북한동포에게 사랑의 계란 보내기 운동' 선포식을 갖고 1차로 500만개 정도의 계란을 오는 25일 성탄절에 북한 주민들에게 보낸 다음 나머지 물량은 내년 1월까지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협동조합 통합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농협이 축협의 북한동포 돕기 행사에 `물을 타기' 위해 예정에 없던 일을 갑자기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새천년준비위원회가 `평화의 떡 나눠먹기 행사'의 일환으로 원래부터 준비해 온 일로 축협과 경쟁하기 위해 이 행사를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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