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이기석'씨, 승부조작관련 PC통신에 '어뷰저(Abuser)' 논란

중앙일보

입력

이번 '이기석'씨, 승부조작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PC통신상에서는 '어뷰저(Abuser)'가 논란이 되고 있는다.

'Abuse'는 원래 사전적으로 '악용하다. 남용하다' 라는 뜻으로 '무언가를 잘못 이용하다란 뜻'을 함축하고 있다. 'Abuse'를 하는 사람들을 'Abuser'라고 하는데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래더게임상에서 점수를 올리기 위해 부정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칭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등록한 후, 혼자 서로 다른 아이디로 한 경기에서 대전해 언뜻 보면 다른 사람과 대전한 것으로 보이나 사실은 혼자 경기를 해 한쪽 아이디에 승수와 점수를 올리는 방법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아는 게이머들끼리 경기해 승수 쌓기와 점수 밀어주기식으로 고의로 져주는 경기를 해서 순위와 점수를 올리는 것으로 승부 및 ID를 조작해 경기하는 사람들을 '어뷰저(Abuser)'라 칭한다.

왜 실력 있는 프로게이머들이 어뷰징을 하는가 라는 질문에 많은 게이머들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사실 어뷰저란 게이머들 사이에는 오래 전부터 이슈가 되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던 부정 행위이다. 그러나 많은 게이머들이 이 같은 행위가 부정 행위임을 알면서 행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순위에 집착한 일부 게이머들이 오래 전부터 이 같은 행위로 래더순위 상위에 랭크되기 시작했고 정당하게 경기를 해서는 그들과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하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분명 프로게이머로서 도덕적인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일이고 이미 즐기기 위한 게임으로서의 순기능이 아닌 과도한 승부 욕에 물질적인 면이 첨가되면서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게이머들은 이 같은 관행을 잘못된 것으로 인정하지만 이번 이기석씨 승부조작 논란을 그 한사람만의 잘못으로 못박고 마녀사냥 식으로 몰고 가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게이머들의 반응이다. 그는 분명 본선인 16강전에서는 정상적인 실력으로 우승했고 실제 실력 있는 프로게이머로 이번 건으로 그 만이 억울하게 매도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는 옹호론과 함께 이번 일을 계기로 게임 상에 만연된 기타 부정행위를 배척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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