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슈퍼컴퓨터'블루 진'으로 떼돈 벌 희망에 들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IBM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연산속도인 초당 1천조회의 연산능력을 가진 슈퍼컴퓨터 ''블루 진(BLUE GENE) ''을 개발함으로써 돈방석 위에 앉을 꿈에 부풀어 있다.

노벨상 타는 것도 좋고 인체내 아미노산의 단백질화 과정을 규명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엄청난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확신감을 갖고 있기때문이다.

IBM은 블루 진 개발이 기존의 무어법칙을 무색케 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무어법칙은 반도체의 정보처리 속도가 18개월 마다 2배씩 빨라진다고 하는 것인데 블루 진이 앞으로 5년 안에 이뤄내는 것이 무어법칙대로라면 15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블루 진은 800만의 연산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IBM은 설계하고 있다. 기존의 동시연산능력은 불과 5천에 불과하다. 블루 진은 또한 한 프로세서가 문제가 생길 경우 자가치유능력을 갖도록 만들어진다.

사실 블루 진의 세부적인 내용은 현 단계에서는 스케치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초점은 IBM이 왜 블루 진을 만드느냐는 점이다. IBM은 블루 진의 개발을 통해 인체힘의 원천인 단백질의 신비를 파헤칠 계획이다.

단백질은 아주 복잡한 형태로 꼬이는 가느다란 선이다. 이 선이 꼬이는 형태에 따라 혈관내 산소를 운반하든,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지방질을 분해하든 인체내 단백질의 기능이 결정된다. 문제는 단백질 형태의 복잡성이다. 각 단백질 ''사슬''은 1천개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고 각 연결고리는 10개의 배열을 가질 수 있다.

한개의 단백질이 꼬이는 형태는 우주 안에 있는 원자의 수 보다도 많다고 IBM연구소의 폴 혼 부사장은 말한다.

단백질은 인체 내에서 그야말로 인간이 측정하기 힘든 한 순간에 꼬인다. 그 때문에 IBM은 블루 진 마저도 예를 들어 300개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단백질 한 개가 꼬이는 과정을 추적해 내는데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난한 과제를 해내기 위해 블루 진은 함께 맞물려 움직이는 100만개의 정보처리칩을 갖게 된다. 이처럼 부품이 많다 보니 블루 진은 만약 그 중에 한 개라도 고장이 나게 되면 자체적으로 수선을 해 내는 기능을 갖게 된다.

혼 부사장은 블루 진이 단백질의 신비를 파헤침으로써 앞으로 간염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과 같은 무서운 질병을 치유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매릴랜드주 프레드릭 소재 국립암연구소의 연구가 스탠 버트는 단백질을 분석해내는 문제는 생물학에 있어서는 성배를 찾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질병들이 그 원인을 찾다 보면 단백질과 관련돼 있다며 그 예로 고혈압이나 감기 등을 든다. 만약 단백질의 구조를 알게되면 어떤 식으로 처방을 해야 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IBM은 앞으로 4~5년간 1억달러를 투자해 블루 진을 개발키로 했으며 블루 진의 연산능력은 현존하는 최고성능의 퍼스널 컴퓨터(PC) 보다 200만배 빠른 초당 1천조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당 1천조의 연산능력은 지난 97년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겨 유명해진 슈퍼컴퓨터 ''딥 블루''보다도 1천배 강력한 것이며 현재 최고연산능력을 가진 슈퍼컴퓨터보다도 500배 빠른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