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똑똑한 이들의 어리석은 실수 10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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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아서 프리먼 외 지음
송지현 옮김, 애플북스
335쪽, 1만4000원

실수 치고 스마트한 게 있을까. 있다. 휴대전화를 깜박하고 출근하는 실수는 기계적 실수다. 스마트한 실수란 선입견이나 관습에 의거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은 그런 판단 잘못을 빚는 10가지 원인들 들고 그 처방을 제시한다. 원제도 ‘똑똑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어리석은 10가지 실수와 이를 피하는 법(10 Dumbest Mistakes Smart People Make And How To Avoid Them)’이다. 지은이들은 의과대학원 교수와 저널리스트.

 이들은 실수 원인으로 완벽주의, ‘비교 병’ 비관주의 등을 꼽는데 모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원인은 ‘개인화’. ‘개인화’란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을 자신의 가치나 외모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마련한 스테이크를 먹던 가족이 “이거 어디서 샀어요?”란 질문을 해왔다. 어떻게 답할 것인가. “마트에서요”라고 할 수도 있고 “왜요? 스테이크가 뭐 이상해요?”라고 받을 수도 있다. 지은이들은 전자의 답변은 질문에 대한 순수한 답변인 반면 후자는 자신의 장 보기 능력이나 요리 솜씨에 대한 개인적 공격으로 해석한 데서 나온 것이라 분석한다. 그리고 이처럼 상대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괜히 모욕을 느낀다면 당신은 불필요하게 상처를 받거나 분노하게 되어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공격적 반응 탓에 당연히 매끄러운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운데 이런 실수가 부모와 자녀, 혹은 친밀한 관계에서 자주 빚어진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분석이다.

 책은 일단 사례가 풍부해 읽는 내내 “맞아, 맞아”를 연발할 정도로 읽는 맛이 뛰어나다. 마지막 장엔 ‘나에게 묻기’ ‘증거를 의심하기’ 등 ‘실수를 줄이는 기법 23가지’를 모아 놓았다. 사실 그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 지는 모른다. 하지만 상황을 아는 것이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란 점에서 일독할 만하다. 실수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

김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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