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앞 약국자리 땅값 급등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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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약분업실시를 앞두고 대형 약국이 들어설만한 전국의 큰 병원 주변 땅값이 벌써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투기 조짐마저 일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 서구 아미동 부산대학부속병원 주변의 경우 얼마전까지 3.3㎡(1평)당 500만원 안팎이던 땅값이 최근들어 약국이 들어설만한 부지를 중심으로 3.3㎡당 100만원정도 올랐다.

또 서구 동대신동 동아의료원 주변도 3.3㎡당 450만원 안팎에서 100만원가량 올랐으며 약국부지를 물색하려는 사람들의 부동산중개업소 방문이나 전화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사정은 다른지역 대형 병원주변도 마찬가지로 각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는 주변 상점이나 주택가를 중심으로 매물을 찾는 등 부동산 정보파악에 나서고 있다.

백병원과 의료보험관리공단, 암센터 등 대형병원 3개가 곧 들어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일대 대로변의 땅값도 6개월전보다 10%가량 오른 3.3㎡당 300만원정도며 230㎡정도의 부지에 세워진 주거가 가능한 3층짜리 건물도 4억-4억5천만원정로 최근 5천만원가량 올랐다.

대구지역에서는 땅값이 폭등하기 전에 미리 약국부지를 마련하려는 약사들이 신분을 감추면서까지 땅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 주변 D부동산 심원택(60)씨는 "최근 병원주변에서 260㎡짜리 식당이 거래됐는데 일부 약사들이 의약분업이 되면 본격적으로 약국을 개업하기 위해 식당 부지를 저가에 매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구시 북구 노원동 팔달정형외과 주변은 대형 상가의 임대가격이 1개월전에 비해 2배가량 뛰었으며 인근 부동산중개소에는 약국으로 사용할 큰 점포 관련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3-4개월전부터 길병원 인근에 약국 개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으며 땅값도10-20%씩 올라 현재는 3.3㎡당 800만-1천만원 가량한다.

이밖에 광주시나 충북 청주시, 전북 전주시내 주요 병원 주변 부동산업체에도 약국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땅값 상승움직임도 일고 있다.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 A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매물은 많지 않지만 땅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이미 핵심지역에는 병원 직원이나 약사들이 신분을 감추고 땅을 사들이고 있는 등 투기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전국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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