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조용한 냉장고로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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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편안하게 잘 수 없나-"

지난 여름 병원에 입원한 친지로부터 입원실의 냉장고 소리가 시끄러워 새벽에 잠을 설치기 일쑤라는 불평을 듣자마자 도시바(東芝)사의 이나나가 유즈루(稻永讓.53) 냉장고부 부장은 무릎을 쳤다.

"바로 그거야. " 그는 모터소리와 진동을 없애는 정음(靜音)기술을 냉장고에 도입하면 적어도 병원을 대상으로 큰 장사가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각종 의료시설과 사회복지 시설이 우후죽순처첨 생겨나고 있는 터였다.

그런데 문제는 도시바에는 가전제품 판매회사와 의료기기 관련회사가 있기는 했지만 병원을 매일같이 돌며 세일즈를 하는 영업사원이 없었다.

그는 의료시설에서 재활용품점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인 판매망을 지닌 침대회사 '파라마운트 베드' 에 SOS를 쳤다. 침대를 팔 때 냉장고까지 끼워파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이 제휴전략은 멋지게 성공했다.

가격은 7만엔(약 80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현재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게 도시바측의 설명. 낮에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지만 조용함 밤이나 새벽만 되면 유난히 신경쓰이는 냉장고 소리-. 숙면을 취하고 싶은 환자나 노인들을 노린 '틈새 전략' 발상 하나로 그는 도시바의 영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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