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타열전(5) - 로저 클레멘스

중앙일보

입력

메이저리그의 최고의 기교파투수는 그렉 매덕스. 그렇다면 최고의 정통파투수는 누구일까?

이에 대해 많은 팬들은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를 떠올린다.

로저 클레멘스는 통산 247승을 올린 현역 최다승 투수로 내셔널리그의 그렉 매덕스에 비견되며 16년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이끌어왔다.

96마일대의 투심패스트볼과 폭발적인 포심패스트볼, 효과적인 체인지업으로 상대타자들을 압도하는 그의 위력적인 피칭으로 클레멘스는 5차례나 사이영상을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62년생인 클레멘스는 83년에 1차 19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하여 데뷔 3년만에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84,85년 적응기의 두시즌을 보낸 후 86년 24승을 거두면서 AL 사이영상과 MVP를 차지한 것이다. 데뷔 3년만의 사이영상 수상은 톰 시버만 이후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이듬해인 87년에도 그는 20승을 거두며 또다시 사이영상을 수상, 86년의 호성적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시켰고 계속해서 88, 89, 90년에 각각 18,17, 21승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91년, 18승에 방어율 2.62를 거두며 통산 3번째 사이영상을 차지하면서 당대최고투수로 군림하게 되었다.

승승장구하던 클레멘스에게도 93년부터 96년은 슬럼프의 해였다. 당시 4시즌동안 그는 40승을 거두었지만 반면 패수가 39패에 달해 그의 전성기가 이제는 끝나지 않았는가 하는 우려 섞인 평가를 들어야 했고 게다가 토론토로 트레이드되어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클레멘스는 절치부심하며 재기에 성공, 97년 21승 7패, 98년 20승 6패의 놀라운 성적으로 2년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를 반대하던 보스턴 팬들의 가슴을 안타깝게 만들며 다시 최고투수로 올라 AL마운드를 평정했다.

이런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클레멘스는 당시까지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광은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86년 뉴욕 메츠와의 월드시리즈에서 구원투수의 난조와 6차전에서 1루수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우승문턱에서 좌절했으며 88년, 90년에도 챔피언쉽시리즈에서 당시 최강전력의 오클랜드에게 패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접어야했다.

그의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은 마침내 올시즌 최강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뜻대로 양키스의 일원이 된 클레멘스는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7과 2/3이닝동안 4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우승을 견인하며 그가 꿈에도 그리던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86.87.91.97.98년 사이영상 수상, 97.98년 2년연속 투수부문 3관왕, 86년 3관왕, 87년 다승왕, 90년 방어율왕, 통산 5시즌 20승이상, 통산 7회 올스타선정등 화려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234번의 승리중 통산 완투승 114회, 완봉승 44회를 달성하며 강철어깨임을 자랑하고 있다.

193cm, 100kg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며 올시즌 연봉은 825만달러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최대 목표를 달성한 클레멘스는 올시즌 37세의 노장으로 2,3시즌 더 현역생활을 한 후 명예롭게 은퇴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시대를 풍미한 투수 클레멘스가 앞으로 얼마동안 좋은 활약을 보일지, 언제쯤 그의 명예로운 은퇴가 이루어질지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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