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기조 내년에도 고수…환율방어도 계속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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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안정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는 등 시장불안이 가시지 않자 정부가 금리.환율 안정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장기금리 안정을 위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이 현재 남은 5조5천억원의 현금을 동원,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입했다. 이에 따라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전일비 0.05%포인트 떨어진 9.70%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매물이 쏟아져나오며 전일비 4.80원 떨어진 1천1백58.20원을 기록, 5개월만에 1천1백50원대로 내려갔다.

정부는 우선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채안기금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채권수익률 상승의 원인이 됐던 일부 은행들의 무더기 채권매도를 막기 위해 시장감시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이같은 조치로도 금리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이 직접 나서 국공채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정책조정회의 수시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금리안정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경기상태는 과열이 아니며 따라서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토록 한다" 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금융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흔들리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는 데 경제팀의 의견이 일치했다" 며 "이같은 정책기조를 내년까지 고수한다는 게 정부 입장"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율안정을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1조3천억원을 동원,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또 국책은행을 동원한 시장개입을 계속하고, 은행들에 대우 등의 해외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달러로 쌓도록 해 달러 수요를 늘리기로 했다.

김용덕(金容德)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환율이 장기적으론 평가절상되더라도 기업 등이 예측력을 갖고 환율변동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속도를 완만히 하는 게 정부 정책방향" 이라고 설명했다.

김광기.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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