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View 파워스타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박상진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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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박상진(41) 사장은 독일 마인츠가 고향이다. 1960년대 중반에 광부와 간호사로 각각 독일에 갔다 정착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의대를 나와 2000년 산부인과 전문의가 됐다. 이어 독일 하이델베르크 만하임 대학에서 보건의료 MBA과정을 밟았다. 2002년 한국에 와서 현재 다니는 회사의 영업직으로 ‘전직’을 했다.

 “의사의 소명도 좋았지만 비즈니스 분야에서 제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도전해 보고 싶었죠.”

 한국에 오게 된 데는 부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 사장은 98년에 4개월간 한국에 와 서울대에서 인턴 실습을 했다. 그때 지금의 아내(소아과 전문의)를 만났다.

 제약사에서 유방암 치료제 담당 매니저로 시작해 승진을 거듭, 입사 8년 만인 지난해 11월 사장이 됐다. 직원 331명, 연매출 2500억원대인 회사다.

 “처방권은 의사들에게 있죠. 그들에게 과학적 증거를 제공하는 게 제약사가 할 일입니다. 의사를 했던 경험이 영업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그의 비즈니스 철학은 도전과 ‘독일식 기능주의’라고 할까.

j와 마주해서도 ‘기능적’(functional)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썼다. 패션 스타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능적이고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독일 브랜드인 휴고 보스 정장을 입고, 독일 브랜드인 ‘아이씨 베를린’ 안경을 낀다.

 ‘기능적’인 몸매(키 1m81㎝, 몸무게 77㎏)도 25년째 거의 변함이 없다. 10대에 운동을 시작해 지금도 계속하는 덕분이다.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운동은 제게 매우 중요해요. 몸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의 운동화도 ‘뉴 밸런스’ ① 브랜드다. 시계는 캐주얼에 더 잘 어울리는 ‘태그 호이어’② 를 찬다.

 ‘젊은 사장님’은 직원들과도 자주 어울린다. 회식 때 자주 가는 곳은 회사 인근의 하우스맥주 체인점 ‘비어 팩토리’다. 이곳의 효모맥주(‘해퍼 바이젠’)가 독일에서 마시던 맛 그대로란다.

 회사 내부 행사 때는 미국 브랜드 ‘아베크롬비’ 셔츠를 곧잘 입는다. 올해 초 임직원 단합대회 때는 임원들과 함께 발레 퍼포먼스를 해서 직원들이 배꼽을 잡게 했다. 부인이 최근 발레를 배우고 있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지위, 타이틀 그런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해요. 펑셔널한 게 중요하잖아요.”

 인터뷰 중에도 그는 휴대전화(블랙베리) ③ 를 손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다이어리요? 저는 그런 것 안 갖고 다녀요. 일정 관리나 메모는 이걸로 다 해결하죠.”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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