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따라 다른 구매자…한인 90% "어디가 남향이지요?"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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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 주택을 구입할 때 방향을 중요시하지만 미국인들은 그다지 방향을 따지지 않는다.

부동산 에이전트(중개인)들이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매매및 리스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인종을 만난다. 피부색과 종교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인종은 '아메리칸 드림=마이홈=스윗 홈'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집을 살 때 관심있게 보는 항목이나 조건에 대한 생각과 반응은 문화적 차이만큼이나 전혀 다르다.

모든 인종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관점은 분명히 다르다.

◆ 방향에 대한 생각

"어디가 남쪽이지요?" 한인 바이어들의 10명중 9명은 꼭 방향을 물어본다. "현관문이 남향인가요 아니면 앞마당이 남향인가요?"

한인 바이어 중에는 아무리 좋은 조건의 주택이 나와도 방향이 다르면 구입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인 바이어 중에서 방향 물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있다면 뷰를 생각할 때 물어본다. 뷰를 위해서라면 한인처럼 방향을 따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방향에 대한 질문이 없다.

한인들이 방향을 생각하는 이유는 리빙룸이 남쪽을 바라봐야 실내가 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인은 밝은 것을 싫어하나? 그건 아니다. 단지 집을 사는 조건으로 방향이라는 요인을 절대적인 이유로 삼지 않을 뿐이다.

◆ 렌트에 대한 생각

한인들은 2베드룸이라면 아파트 콘도 단독주택이건 상관없이 렌트비는 1500~1800달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학군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어도 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동네나 주택형태에 맞춰 렌트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다운타운 고층콘도라면 1베드룸은 2000~3000달러 2베드룸은 2500~4000달러하는 식으로 현실적으로 움직인다.

에이전트 이모씨는 얼마 전 한인신문과 MLS에 2베드룸 콘도 렌트 광고를 냈다. 신문을 보고 전화하는 한인들은 이씨가 부르는 2300달러의 렌트비가 비싸다고 전화를 끊었다. 하나같이 방 2개짜리가 무슨 2000달러가 넘느냐고 말했다. 반면 MLS를 보고 전화하는 미국인들은 적당한 수준이라며 리스계약을 하자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 스페셜 택스에 대한 생각

발렌시아와 같은 신규주택단지에는 일명 '멜로 루스'라고 불리는 스페셜 택스가 부과되는 단지들이 있다. 금액은 대부분이 일반 재산세의 절반수준이다.

스페셜 택스는 새로 지어지는 주택단지를 위해 학교 설립 등 입주자를 위한 인프라 구축비용에 쓰여지게 된다.

한인들은 "학교는 나라에서 지어야지 건설비용을 왜 홈오너들이 부담해야 되느냐"고 불만스런 목소리를 낸다. 한인들은 새로운 주거단지를 좋아하지만 수익자 부담원칙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심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학교가 자신의 자녀를 위해 지어진 것 이니만큼 스페셜 택스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다.

따지기 좋아하는 미국인이지만 자신이 받는 혜택에 대한 비용지불에 대해서는 부정보다 긍정이 많다.

◆ 관리비(HOD)에 대한 생각

콘도나 타운 하우스 신규 주택단지에서 부과되는 공동지역 관리비에 대해서도 한인과 미국인은 상반된 생각을 갖고 있다.

한인들은 관리비가 300달러만 넘어도 난리가 난다. "그 돈으로 뭐하는 거냐" "관리할 것도 없는데 왜 내야 되느냐" "쓸데없이 나가는 돈이다" 등등 다양한 생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한다.

반면 미국인은 금액만 물어볼 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더 물어본다면 관리비에 어떤 것이 포함되는지 정도다.

관리비는 개발업자를 위한 비자금이 아니다. 그 단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비용과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예치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지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한 예비자금으로 비축하고 있다.

참고로 웨스트 우드 고급콘도는 한달 관리비만 4000달러가 넘는 곳도 있다.

박원득 부동산 전문기자 wonpar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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