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시위 유탄 맞은 피용 … 무바라크 돈으로 공짜 여행 들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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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튀니지에서 이집트로 번진 민주화 운동 바람이 지중해 너머 프랑스 내각을 뒤흔들고 있다. 총리와 외무장관이 각각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튀니지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부터 공짜 항공여행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폭로 전문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는 8일 “프랑수아 피용(Francois Fillon·사진) 총리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돈으로 연말 휴가를 즐기고 무바라크가 제공한 비행기를 탔다”고 보도했다. 미셸 알리오-마리(Michele Alliot-Marie) 외무장관이 민주화 혁명으로 축출된 튀니지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제공한 개인 비행기를 공짜로 탔다는 보도가 나온 지 엿새 만에 비슷한 사건이 또 터진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부 각료들은 휴가 때 프랑스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두 각료의 잘못을 시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용 총리는 지난해 말 이집트 남부 나일강 변의 휴양지인 아스완에 머물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제공한 돈으로 휴가를 즐겼다. 무바라크는 아스완에서 아부심벨 사원으로 이동할 때 비행기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문이 커지자 피용 총리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대부분의 사실을 시인했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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