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점에 가요를 틀었다 … 한국인을 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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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선권(44) 카페베네 대표가 커피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30대 초반부터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업 이전에 음식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들어 매우 활발한 PPL(방송 프로그램 간접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PPL엔 모두 참여하고 있다. 물론 효과를 보지 못한 적도 많지만 히트도 쳤다. 얼마 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종영됐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카푸치노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한 방송사 뉴스는 ‘카푸치노 키스, 잇몸병에 효과’란 보도를 내보낼 정도였다.”

-독특한 매장 분위기는 어떤 점을 노린 건가.

 “‘just(그저 그런) vs good(좋은)’, 이 둘 중에서 good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안락함을 내세웠다. ‘바쁜 일생의 휴게처’ 같은…. 우리 매장의 인테리어를 보라. 유럽 노천카페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오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 취향을 분석해 아늑함과 편안함을 강조했다.”

-매장에서 가요를 틀어준다.

 “보통 커피 매장에서는 ‘재즈만 틀어라, 가요는 안 된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다. 그러나 이를 과감히 깼다. 메뉴도 ‘카페홍삼, 블루베리라떼’ 같은 한국인이 관심 가질 만한 블렌딩 커피를 개발했다.”

-마케팅이 너무 공격적이란 우려가 있는데.

 “물론 ‘너무 위험한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위험요? 저는 기회로 보는데요’라고. 요즘엔 대학생들이 카페베네 분석과제를 다룬다고 들었다.”

-해외 진출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올해 7월 미국 한복판, 아니 전 세계 한복판이랄 수 있는 뉴욕 맨해튼에 660㎡(200평) 규모의 첫 해외 매장을 낸다. 뉴욕의 임대업자가 세부 내역서를 달라는 등 의아스러워했던 일도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커피문화와 외식문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방증이다. 뉴욕 매장을 발판 삼아 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

-카페베네 청년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뭘 하는 곳인가.

 “커피생산국 인도네시아 커피농장에서 현지 주민들과 비료 주기, 가지치기, 잡초 제거 같은 봉사활동을 한다. 현지 어린이들에게 장학금도 준다. 청년들에게 나눔과 희망의 민간외교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깊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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